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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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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809호를 읽고

등록 2010-05-18 22:10 수정 2020-05-03 04:26
티격 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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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격태격]

“4대강으로 수학여행 가야 할 판”
“장단점을 확연하게 보여주었으면”

정유진: 표지이야기부터 볼까요? 저는 ‘4대강, 제발 한 번만 가보세요’라는 외침이 절실하게 다가왔어요. 100번 듣는 것보다 한 번 가서 보는 게 훨씬 더 와닿을 것 같기도 하고요. 우리 강과 자연이 훼손되는 현장을 목격하고 그 현실을 직접 느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학교 수학여행도 전국에 있는 4대강 탐방을 시켜야 할 판이에요.

나혜윤: 자연을 파괴한다는 뜻에서는 찬성할 수 없는 사업이지만 정부는 더 큰 이익이 있다는 전제하에 진행하는 일이니까 장단점이 확연히 드러나는 기사를 실었더라면 의견을 더 깊게 나누어볼 수 있지 않았을까요?

정유진: 네, 그런 점을 짚어주었다면 이 사업을 자세히 모르는 독자도 쉽게 이해했을 것 같아요.

나혜윤: 특집 ‘대-중소기업 입사자 토익 점수 차이 130점’에 대해 한번 이야기해볼까요? 저는 같은 대학생으로서 당연히 공감할 수밖에 없었어요. 우리나라가 사교육을 받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구조로 변해간다는 생각도 들고 모두들 취업에 인생을 건 듯해 답답하더라고요.

정유진: “합격한 친구는 서너 곳에 합격해 골라 가지만 떨어진 친구는 계속 탈락한다”는 한 인사 담당자의 말처럼 두루 가질 수는 없고 한 사람이 독점하게 되는 현실도 무서워요. 저같이 무서움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보니 대학생들이 스펙 강박증에 시달리고 비싼 대학 등록금에다 사교육비까지 부담하게 되는 것 아닐까요?

나혜윤: 고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대학에 진학하면 자유롭게 공부하고 좀더 여유로운 생활을 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막상 현실에 부닥치니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적당한 스펙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고 좌절했어요.

정유진: 저도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학원에서 해방될 줄 알았는데 졸업하고 나니 더 큰 산을 오르기 위해 또다시 학원을 다녀야 한다는 것에 비참함을 느꼈어요. 이러다 평생 사교육을 받아야 하는 건 아닌지. 유치원생부터 일반인까지 사교육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이 참을 수 없지만 그런 현실을 뒤뚱뒤뚱 따라가고 있는 저도 참 한심해요.

나혜윤: 나 하나로 바꿀 수 있는 일이라면 좋겠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굳어진 제도가 되어가는 거 같아 안타까워요.

정유진: 강화 구제역 문제를 다룬 특집은 어떠셨어요? 강화도에서 군 생활을 하는 친구 얘기를 들어보니 돼지 수백 마리를 때리면서 큰 구덩이에 한꺼번에 모아놓고는 흙을 덮어 생매장시켰다고 하더라고요. 소는 덩치가 커서 한 곳에 몰아넣기 힘드니까 안락사시키고. 구제역 발생 원인이 5~6개월 뒤에나 밝혀질 예정이라는데, 봉변을 당한 주민의 삶은 어떻게 되나 막막하기만 하네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냉해 피해까지 발생하고. 이웃과 하늘에 원망만 쌓이고.

나혜윤: 정부가 발 빠른 대책을 내놓아야 손해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가축으로 생계를 꾸리는 주민들은 더욱 대책 마련이 시급하겠지요.

나혜윤: 다음에는 따뜻한 봄만큼 좋은 소식들로 이 채워지면 좋겠네요. 가슴 아픈 일이 많은 봄이 될까봐 걱정돼요.

정유진: 그러게요, 늘 좋은 소식만 가득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래도 그런 날이 꼭 올 거라고 생각해요.

나혜윤: 우리 다음호를 기대해봅시다. 유진씨 안녕!



■ 표지이야기 20자평
나혜윤 국민의 자연을 위한 사업? 진정 누굴 위한 사업인가
박준호 차라리 ‘4대강 토목신’ 모시는 종교를 내는 게 어떨까?
박지숙 서울 촌년은 평생 수달 한번 못 보고 죽게 생겼네
홍부일 강바닥까지 돈시멘트칠
K 저 시커먼 강물은 무관심한 우리 양심의 색깔

〈한겨레21〉 809호

〈한겨레21〉 809호

강의 고통 같은 기도

→임기 중에 무얼 하나 남겨야 한다는 허망한 조급증이 돌이킬 수 없는 생태계 파괴로 이어졌다. 자손만대 콘크리트로 어항이 되어 흐르지 못하는 강을 남겨줘야 하다니. 우리 모두 죄를 짓고 있는 거다. clese

→급히 먹으면 체한다. 그 뒷감당을 누가 하나. memoctor26

4대강, 제발 한 번만 가보세요

→4월10일 남한강에 다녀와 얼마나 충격을 받았나 모릅니다. 강이 포클레인에 점령돼 완전히 죽어가고 있습니다. 24시간 공사가 강행 중이고요. 이 강을 죽이는 공사가 낙동강·영산강·금강·한강 곳곳에서 벌어진다고 생각하면 끔찍합니다. nada99

→정부는 물 관리를 통해 생명을 살리겠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나중에 생명을 살리겠다고 지금 죽여도 된다는 논리는 맞습니까? kimmu312

→4대강 사업은 누구든 반드시 해결해야 될 문제다. 해마다 반복되는 물난리와 물 부족을 해소할 국가적 치수사업이다. ppicsalee

→개발이 이루어지되 기존 생태계를 온전히 유지하는 게 제대로 된 개발이 아닐지 싶습니다만. pukk

→개개인이 움직일 수 있도록, 아름다운 볼거리를 표시한 ‘4대강 지도’를 만들어주세요. 대중이 많이 찾을수록 생명을 보호할 수 있을 겁니다. saram noon

“단일화는 끝나지 않았다”

→독재 권력을 옹호하는 보수집단의 위험한 게임이 지속되는 한 민주주의는 요원하다. 사분오열한 야당의 목소리는 자꾸만 기어 들어가고. 한 전 총리와 더불어 사심 없고 능력 있는 인재의 등극을 기대해본다. hwan8786

소가 죽었다, 봄이 죽었다

→소를 키우시는 분들께는 자식이나 다름없는 존재였을 텐데.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뭘 하고 있는지. 구제역 방제의 일차적 책임은 정부에 있는 것 아닌가요? 이제라도 축산농가와 농민을 도울 수 있는 구체적 안이 나와야 합니다. 왜 계속 이런 잔인한 봄이 반복되는지. siroku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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