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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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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788호를 읽고

등록 2009-12-18 10:38 수정 2020-05-03 04:25
<한겨레21> 788호

<한겨레21> 788호

[집중 모니터링] 때문에, 때문에, 때문에…

표지이야기로 안원구 국세청 국장의 최측근 인터뷰가 실렸다. 광고 문안에서는 밤늦도록 인터뷰가 이어졌다고도 했다. 안 국장의 문제제기에 근거가 있어 보인다.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반박과 그 밖의 다른 문제제기에 대해서도 아귀가 맞는 대답이 이어진다. 그렇지만 독자는 그 기사를 반쯤 믿고 그냥 넘길지 모른다. 극단적으로 말해 가공의 인물을 두고 소설을 썼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지면 어디에서도 최측근이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한광덕의 구시렁 경제’를 읽을 때마다 공부하는 기분이 된다. 이번호에서는 주택가격 지수를 설명하고 있는데, 생소한 개념이지만 그 지수를 매기는 메커니즘은 알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품게 됐다. 그 앞쪽에 있던 ‘소득 불균형 빠르게 악화’ 기사 역시 읽으면서 공부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난쟁이 행렬로 소득의 불균형을 설명한 시도 또한 신선했다. 그런데 국공채 이자가 주로 고소득층에게 돌아간다는 건 지나친 추론 아닌가? 고소득층뿐만 아니라 중산층도 펀드에 많이 투자하는 게 현실인데, 국공채는 펀드의 주요 투자처다. 또 도로공사채권의 이자뿐 아니라 그 공채 발행으로 건설되는 도로의 혜택도 중·저소득층에게 적게 돌아간다는 지적도 근거가 부족해 보인다. 자동차는 재산 규모를 떠나 ‘허세’의 아이콘이 된 지 오래이기 ‘때문에’.

20대 초·중반에게 그룹 너바나는 그저 흘러간 1990년대 밴드 중 하나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들에게 문화면에서 소개한 앨범은, 너바나의 음악이 왜 90년대를 대표하는 정신이었는지 알려줄 수 있는 좋은 텍스트였다. 앞으로도 문화면에 영화 소개만 실릴 게 아니라 음악 등 다른 예술 분야도 실리길 기대한다.

여기에 포토²에 실린 의족·의수를 단 아프간전쟁의 피해자들을 보면 먹먹해진다. 엄마의 의족을 만지는 꼬마나 다리를 잃은 소녀를 보며 ‘다 잘될 거예요’라고 희망적으로 말할 수 있는 이는 누구인가. 그럼에도 에 희망적인 기사를 많이 실어달라는 말을 차마 할 수 없다. 기사 속 사진은, 외면한다면 한없이 외면할 수 있지만 어디에선가 결국 마주할 불편한 현실이다. 이런 일들이 모두 엄연히 어딘가에서 행해지는 사실이기 ‘때문에’. 박준호 19기 독자편집위원



답합니다
익명보도는 가능한 한 피하는 편이 바람직하지만 안 국장의 최측근은 자신의 신변 안전과 피의자의 적절한 법적 방어권 행사 등의 이유를 들어 익명 보도를 강력히 요청했습니다. 은 인터뷰 당사자의 요청을 존중하기로 했습니다. 최성진 기자
독편위원께서 날카롭게 지적했듯 저소득층이라고해서 국공채 이자와 도로건설에 따른 혜택을 전혀 얻지 못하고 있는 건 분명히 아닙니다. 그러나 펀드 가입액의 절대적 규모에서 여유자산을 많이 가진 고소득층이 더 많이 투자하고 있고, 일반적으로 고소득층일수록 자동차로 고속도로를 더 많이 이용한다는 점도 분명합니다. 문제는 누가 ‘더 많은’ 이득을 보느냐는 것이죠. 조계완 기자
‘거론되지 않은 실세가 또 한 명 있다’

‘거론되지 않은 실세가 또 한 명 있다’

표지이야기 ‘거론되지 않은 실세가 또 한 명 있다’ 댓글
살아 있는 권력 앞에 감히 누가 들이대겠나. 검찰? 길이 잘 든 사냥개에 불과한데. 야당? 자기 앞가림도 못하며 빌빌한데. 자꾸 들춰내지 마라. 그들에게 증거인멸의 빌미를 줄 뿐 아닌가. 기다려라. 지금은 대낮이다. 해 질 녘까지 기다려라.(hwan8786)

“지능적인 폭압체제…”

→리영희! 선생님 이름만 들어도 맥박이 빨라지고 온몸의 세포가 환호를 합니다. 뇌출혈 소식을 들었을 때 내 심장이 멈추고 암흑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공황을 맛보았습니다. 을 읽고 내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했고,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알게 됐습니다. 부디 만수무강하십시오. mkopoiuy

→참지식인을 만나기 어려운 시대의 인터뷰여서 더욱 반갑습니다. 사회 모순이 커지면 그에 저항하는 지식인이 나와야 하는데, 오히려 지식인의 정신이 쇠락해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선생님께서 현실의 권력을 날카롭게 비판하면서 지금까지 꼿꼿이 이끌어주신 것만으로도 든든합니다. 많이 쓰고 생각하면서 열정적으로 사신 만큼 그 기억 속에서 편안하고 수평적으로 천천히 걸어가시기 바랍니다. baetree

→몇 년 전 를 읽고 한동안 달뜬 마음으로 지냈던 기억이 납니다. 좀더 일찍 태어났다면 교수님께 수업을 들을 수 있었을 거라는 불가능한 투정도 부렸고요ㅋㅋ. 건강이 좋지 않으시다는 기사를 보고 마치 우리 할아버지가 아픈 것처럼 우울했는데, 인터뷰 기사를 보니 마음이 풀리네요. 사랑해요, 선생님^^; ysfy2000

이런 우라질네이션! 21차 남녀전쟁

→공감할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큰 흐름은 본인이 생각하는 바탕에 적절히 사람들이 화내거나 혹할 것들을 골라서 흥미롭게 만족시키거나 발끈할 내용으로 채우셨네요. 조롱하시고, 놀리시는 건 좋은데, 그건 적당히 개인적인 공간에서 해주셨으면 합니다. 반대편으로 사람들을 자꾸 밀어낸다고 세상 균형이 선을 찾는 건 아니잖아요. ormii

→오랜만에 재밌게 읽은 기사입니다. ‘남녀탐구생활’ 말투도 신선하고ㅎ 기사가 왜 이러냐는 분도 계신데, 기사는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려서 더 좋은데요. 콘셉트 기사라고나 할까요~. nell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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