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정씨
영화연출이 하고 싶은 김미정(21)씨는 인터뷰을 하기 바로 전에도 “편한 일도 많은데 왜 하필 영화를 해 사서 고생을 하느냐?”는 핀잔을 부모님에게 들었다고 한다.
연극영화과 2학년 학생입니다.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요. 좋아하는 거 이야기해도 되죠? 록을 너무 좋아하고요. 최근에 록페스티벌은 거의 다 갔어요. 그곳에 가면 모두 한국 사람이 아닌 거 같아요. 모르는 사람과 하이파이브도 하고 즐거워요.
영화 일이 대부분 비정규직이고 대우가 그렇게 좋지는 않아요. 벌써 ‘비정규직 인생을 살아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좀 무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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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2학년 때 논술을 하기 위해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보게 되었는데 지금까지 보고 있어요.
‘노동 OTL’ 시리즈인데 그중에서도 식당 아줌마가 좋았어요. 내가 식당이나 호프집 등에서 일할 때 느꼈던 모든 것들이 기사에 녹아 있었고 공감할 수 있었어요. ‘역시 한겨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기사가 한쪽으로 쏠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어요. 서거 전과 후가 달랐어요. 그때는 너무한다고 생각했어요.
스포츠 기사 중에 야구나 축구에 대한 게 많았어요.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스포츠지만 너무 편중돼 있어요. 읽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고요. 비인기 종목들도 다뤄주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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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 이야기들을 좀더 실어주었으면 좋겠어요. 미국이 아니더라도 온두라스나 가자지구 등 우리가 모르고 넘어가는 고통받는 사람들이나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다뤄주었으면 합니다.
아니요. 조금 우습지만 아버지는 를 보시고 저는 을 보고 있어요. (웃음)
그런 건 없어요. 부모님도 이해하고, 성인이기에 간섭하지는 않아요.
10. (묻기도 전에) ‘독자 10문10답’ 마지막에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할 수 있는 질문이 있던데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이번에 ‘이주노동자영화제‘에서 일을 했는데 그곳에서 18년간 한국에서 살다 강제 연행돼 추방당한 미누씨와 같이 일했어요. 영화제를 준비하며 누구보다도 한국 사람다웠고 성실하고 열정적이었어요. 추방을 당해 한국에는 없지만 꼭 말하고 싶었어요. “미누씨, 힘내세요! 잊지 않고 기다릴게요.”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