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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문10답] “미누씨 힘내세요, 기다릴게요”

등록 2009-11-20 16:39 수정 2020-05-03 04:25
김미정씨

김미정씨

영화연출이 하고 싶은 김미정(21)씨는 인터뷰을 하기 바로 전에도 “편한 일도 많은데 왜 하필 영화를 해 사서 고생을 하느냐?”는 핀잔을 부모님에게 들었다고 한다.

1. 자기 소개 좀 해주세요.

연극영화과 2학년 학생입니다.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요. 좋아하는 거 이야기해도 되죠? 록을 너무 좋아하고요. 최근에 록페스티벌은 거의 다 갔어요. 그곳에 가면 모두 한국 사람이 아닌 거 같아요. 모르는 사람과 하이파이브도 하고 즐거워요.

2. 영화를 전공하는데 힘들지는 않나요.

영화 일이 대부분 비정규직이고 대우가 그렇게 좋지는 않아요. 벌써 ‘비정규직 인생을 살아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좀 무거워요.

3. 은 언제부터 보고 있나요.

고등학교 2학년 때 논술을 하기 위해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보게 되었는데 지금까지 보고 있어요.

4. 최근에 읽은 기사 중에 좋았던 기사는 뭔가요.

‘노동 OTL’ 시리즈인데 그중에서도 식당 아줌마가 좋았어요. 내가 식당이나 호프집 등에서 일할 때 느꼈던 모든 것들이 기사에 녹아 있었고 공감할 수 있었어요. ‘역시 한겨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5. 이 항상 좋지만은 않았을 것 같은데요.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기사가 한쪽으로 쏠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어요. 서거 전과 후가 달랐어요. 그때는 너무한다고 생각했어요.

6. 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스포츠 기사 중에 야구나 축구에 대한 게 많았어요.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스포츠지만 너무 편중돼 있어요. 읽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고요. 비인기 종목들도 다뤄주었으면 해요.

7. 그 밖에 또 다뤄주었으면 하는 기사는요.

다른 나라 이야기들을 좀더 실어주었으면 좋겠어요. 미국이 아니더라도 온두라스나 가자지구 등 우리가 모르고 넘어가는 고통받는 사람들이나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다뤄주었으면 합니다.

8. 을 집에서 가족과 같이 보기도 하나요.

아니요. 조금 우습지만 아버지는 를 보시고 저는 을 보고 있어요. (웃음)

9. 그럼 집에서 부모님이 뭐라 하시지는 않나요.

그런 건 없어요. 부모님도 이해하고, 성인이기에 간섭하지는 않아요.

10. (묻기도 전에) ‘독자 10문10답’ 마지막에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할 수 있는 질문이 있던데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이번에 ‘이주노동자영화제‘에서 일을 했는데 그곳에서 18년간 한국에서 살다 강제 연행돼 추방당한 미누씨와 같이 일했어요. 영화제를 준비하며 누구보다도 한국 사람다웠고 성실하고 열정적이었어요. 추방을 당해 한국에는 없지만 꼭 말하고 싶었어요. “미누씨, 힘내세요! 잊지 않고 기다릴게요.”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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