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독자편지] 777호를 읽고

등록 2009-09-25 17:13 수정 2020-05-03 04:25
<한겨레21> 777호

<한겨레21> 777호

[집중 모니터링] 다수를 생각하며

레드 기획에 소개된 영화 은 관객에게 부채감을 일깨우며, 무관심 또한 다른 형태의 ‘죄’임을 알려준다. 그리고 현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소수의 무책임한 행동과 다수의 무관심이라는 씁쓸한 단면을 들춰낸다.

정연주 전 한국방송 사장이 무죄판결을 받았다. 정연주 전 사장은 VS에서 무죄판결을 받기 전 재판부의 상식적인 판단을 예상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무죄판결을 예상한 다수가 존재할까. 주류 언론과 검찰이 정연주 전 사장을 축출하기 위해 현 정권에 봉사할 때, 다수는 상황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다. 그것은 소수의 비상식적 행동이 근본 원인이었지만, 다수의 무관심과 보이는 것에 대한 동조가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피해자는 여전히 싸우고 있으며, ‘잠재적 동지’(?)인 엄기영 문화방송 사장을 응원하고 있다. 그는 엄기영 사장이 외로울 것이라 했지만 그 역시 외로움을 견뎌내고 있다. 다수가 함께해야 할 때다.

다수의 관심이 요구되는 곳은 ‘박노자의 국가의 살인’에도 등장한다. 이 코너는 777호에서 새롭게 연재를 시작하기에 기획 의도를 다루는 수준이었지만, 그 내용이 심상치 않을 것임을 암시한다. 기사 속 합법적 폭력권을 행사하는 소수를 향한 절규가 용산 사건의 사진으로 휩쓸려간다. 용산 참사 관련 사진은 사람과 사회에서 다룬, 용산 참사를 연극으로 풀어낸 을 지나가면서 분노도 슬픔도 망각해버린 마음에 채찍질을 한다. 기사와 연극이 성립돼서는 안 되는 합법적 폭력성과 그 대척점에 있는 무관심, 무감각을 함께 비판해주기를 바란다.

특집에는 감투 쓰고 신분 상승한 한 선비가 보인다. 감투는 선비의 존재가치를 증명해주는 것인데, 외려 감투 쓰고 가치가 떨어진 사람이 있으니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이렇듯 다수에게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결정은 충격적이다. 스스로의 신념에 반하는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는 자신과 이명박 대통령의 철학이 같은 곳을 향한다고 말함으로써 다수의 판단이 오류였음을 증명했다. 섣부른 비판은 그만 하고 지대한 관심을 가질 테니, 이제부터는 정운찬 후보자의 몫이다.

정운찬 후보자와 관련한 ‘충청 새 맹주는’ 기사는 그 의도가 궁금했다. 그는 현재 총리 ‘후보자’다. 그럼에도 이 기사는 그의 정치적 행보를 너무 앞서 다룬 듯하다.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정치적 해석은 그가 본격적으로 정치를 시작하고, 그 나름의 정치 역량을 증명한 뒤에 해도 늦지 않을 듯하다. 김승미 18기 독자편집위원

메밀꽃 필 무렵

메밀꽃 필 무렵

‘메밀꽃 필 무렵’ 댓글
시끄럽고 복잡하며 인공 불빛에 삭막해 보이던 방금의 하늘을 보다 이곳의 애잔한 밤하늘과 달을 보니 당장이라도 뛰어가 쉬고 싶어져요~. (guluni)
누구나 소설 쓰는 시대

→ 누구나 소설 쓰는 시대라고 하지만 다른 말로는 아무나 쓸 수 없는 것이 소설인 것 같습니다. 글쓰기를 좋아하지만 그게 말이 되는 얘기인지 아닌지 도무지 감이 안 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이야기가 먹히느냐, 잡히느냐의 양 갈래에서 허우적대는 경우의 수가 넘 많다는 점입니다. 소설 쓰기는 멀고, 먼저 하루 일지를 쓰는 데부터 글자의 벽에 부딪히니, 어떻게 뛰어넘을 수 있을까요? baetree

→ 소설, 혼자만의 비밀스러운 즐거움을 누릴 수 있지요. 글 속의 ‘그들’에게 몰입하다 보면 주위는 모두 페이드아웃 될 정도로. tomyfortune

“유신 탄압보다 더 교묘하고 저질스러워”

→ 나는 정연주란 사람을 잘 모른다. 그러나 한국방송만큼은 신뢰했다. 그런데 요즈음은 아니다. 문화방송을 더 신뢰한다. 왜? 그저 평범한 내 눈높이의 보도가 있기 때문이다. wsksm

돈키호테로 변신한 ‘정치 햄릿’

→ 정치 경험이 거의 없는 정운찬에게는 대한민국 총리가 결코 쉽게 버릴 만한 자리가 아닐 게다. 앞으로 대권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 자명한데, 그를 위해서는 ‘대한민국 총리’라는 경력 한 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아마도 다가오는 대선을 위한 울며 겨자 먹기가 아닐까. oasiscode

4대강으로 뛰어든 케인시언

→ MB는 참 대단한 사람이다. 무슨 말을 어떻게 했기에 만나는 사람마다 넘어가나. 황석영씨가 들어가서 넘어갔다 바보가 되더니, 이번에는 정운찬씨가 걸려들었으니 말이다. 황석영씨와 정운찬씨는 나중에라도 MB와 나누었던 대화를 솔직하게 들려줬으면 좋겠다. 도대체 뭐라고 했기에 뽕뽕 다 나가떨어지는지 알고 싶다. 나름, 그 방법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도 있을 테니 말이다. alxndr



■ 바로잡습니다

778호 표지이야기 ‘나는 아침이 두려운 9번 기계였다’ 기사에 실린 파견근로계약서 내용 가운데 “2주일에 12시간 한도로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조항은 “일주일에 12시간 한도로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가 맞습니다.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