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750호
학원 탈출!
마왕님의 이상한 행보에 맘 상한 독자. 이해해야 할 것이 참 많은 세상인데, 오해할 것만 자꾸 늘어나는 세상이 난해한 독자. ‘교육’만 떠올리면 눈앞이 깜깜하지만, 희미한 빛이라도 더듬으려는 의 표지이야기에 나도 함께 빛을 찾아본다. 가장 큰 빛은 과천 진종석씨의 사례이다. “최고 명문대는 아닐지 몰라도 두 딸의 삶은 여전히 행복하다”라는 문장.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주도 학습을 통해 ‘제법 괜찮은 대학’에 진학했다는 기사를 볼 때, 한계를 느낀다. 교육과 학습의 귀한 가치가 ‘대학 진학’으로 확인되는 기사는 학부모 독자들에게 위안을 주지만 사회를 답보 상태에 둔다. 명문대가 아닌 ‘행복’을 거론한 이 기사가 난 참 고맙다. 대학 진학을 하지 않고서도 제도기관 바깥에서 학문적 성취를 해낸 사례, 대학이 아니어도 인생을 행복하고 신나게 살아가는 사례, 우리 모두 눈 크게 뜨고 찾아보자. 스스로 그러한 사례가 될 수 있도록 노력도 하자.
이번에 밝혀진 법원의 몰아주기 배당은 극히 실망스러웠다. 판돈 몰아주듯 사건을 몰아주는 행위가 어이없었고, 판사의 정치적 성향이 판결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구조는 위험해 보였다. ‘사법부의 독립’을 문자적 의미로만 해석하면 ‘재판의 독립’은 실종된다. 법률과 양심에 의거한 독립인지 판사 개인의 정치적 성향에 의거한 종속인지 다시 생각한다. 신영철 대법관과 허만 판사의 행적을 되짚은 부분을 보며 인간은 자신의 테두리를 뛰어넘기가 어렵다고 느꼈다. 과거에 그러했다고 현재에도 그러하고 미래에도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런데 뭔가 비상식적인 일이 일어날 때, 법조인이나 정치인의 행적에 대한 정보는 우리의 상식을 가동시킨다. 비상식 이면에 있을 모종의 음모나 정치적 거래에 대해 추측하게 하고 파헤치게 만든다. 인물평 이상의 의미를 되새기며 이 기사를 읽은 이유다.
홍경희 17기 독자편집위원
특집 ‘서민 지폐 1천원의 희로애락’은 기사의 틀이 좋다. 우리의 삶과 가까운 1천원 지폐로 설명해주니 읽기가 편하고 화폐 도안을 이용한 편집 아이디어도 좋다. 읽고 나면 어쩐지 답답하고 무거운 경제 현실, 재미난 틀거리로 보니 그나마 낫다.
봄이 온다. 서울·경기에 완전히 당도하지 않은 봄의 기운을 종이 사이에서 느낀다. 마늘밭을 보기만 해도 마음이 흥겹고, 만개한 매화에 꽃놀이 생각 간절하다. 포토스토리, 고맙다.
홍경희 17기 독자편집위원
입시 위주의 교육정책은 학생들을 문제풀이 기계로 전락시켜버렸다. 결국 잘 찍고 잘 풀어내는 기계가 좋은 대학에 가는 현실에서 기형적인 사교육 시스템의 등장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학원에 다니지 않으면 낙오되고 버려지는 현실에서 사교육은 더 이상 선택 사항이 아니다. 잘못된 교육정책은 가정 경제를 파괴할뿐더러 학생들을 바보로 만들며, 더 나아가 미래 한국의 지적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폐해를 가져올 것이다. 김민전 교수 하차는 2MB식 ‘소통’의 문제점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듣기 좋은 소리만 골라서 듣고, 진정 약이되는 비판의 목소리는 경멸하고 탄압하는 자세가 대통령 스스로가 강조하던 ‘소통’이란 말인가. 국가 지도자가 국민의 비판에 귀를 닫게 되면 결국 국민의 마음도 닫히게 된다. 그래서 독단·독선에 빠진 대통령의 미래는 없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2MB의 ‘소통’이 ‘소수와 통한다’는 의미로 쓰이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esc5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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