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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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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739호를 읽고

등록 2008-12-26 14:16 수정 2020-05-03 04:25
<한겨레21> 739호

<한겨레21> 739호

[집중 모니터링] 노바디, 노바디, 벗 유

서해안과 태안의 기름 유출 사고는 어민들의 생계터전을 빼앗은 체감형 사건이었다. 그 여름, 태안에서 기름띠 제거 작업을 했던 수만의 자원봉사자, 독자들도 아직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을 것이다. 한 돌을 맞은 서해안 기름 유출 사고를 반추해 쓴 ‘태안 가정법 과거’는 시의적절했지만, 실질적으로 그 보상금이 피해 어민에게 얼마나 돌아갈 수 있고 서해안이나 태안의 복구 작업에도 어떤 도움이 됐을지 기사의 체감 확대가 아쉬웠다.

‘인권 OTL’이 번외편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왔다. 후일담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며 인권 OTL이 남긴 것에 대해 생각해본다. 다소 감정적인 접근이었지만, 인권 OTL은 우리에게 인식의 확산과 공론화의 문제제기를 남겼다. 이제 이를 생활의 인권으로 일상화시킬 임무가 독자인 ‘나’에게로 넘어왔다. 당장 내 주변, 내 테두리 안에 쓰러져 좌절하는 인권을 일으켜세워 연대해야 할 때다. 역시 30회의 기획으로 넓은 밑그림을 그렸다면, 이후 초점 잡힌 날카로운 문제제기로 이를 채색해주길 바란다.

최고라 17기 독자편집위원

최고라 17기 독자편집위원

오바마가 백악관으로 떠난 자리에 다양한 세계면 기사가 다시 돌아와 반갑다. 라오스의 비극에는 한국도 책임이 있다. 지난 714호에서 한국의 집속탄 수출에 대해 다루었지만, 세계면을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끼는 독자들을 위해 기사 말미에 다시 한번 이를 되짚어주었어도 효과적이었을 것 같다. ‘탐욕의 날갯짓’에서 우리 역시 자유로울 수 없기에.

오랜만에 레드의 색깔이 명확했다. 타이틀과 사진 역시 기사에 대한 흥미를 유발했다. 그러나 ‘여성 연예인들이 할 말은 하는 시대가 왔다’는 논조는 거슬렸다. ‘마이크를 든 연예인’ 안에 남성의 목소리는 없는지, 그럼 지금까지 과연 ‘남성 연예인들은 할 말 하는 시대’였는지도 의문스럽다.

올해는 단연 ‘노바디’의 해였다. 일곱 개나 된다는 정당이 자취를 감춘 ‘노바디’였고, 미네르바의 정체 역시 아직 ‘노바디’다. 촛불의 동력은 현재로선 ‘노바디’ 상태고, 적립식 펀드 통장에도 ‘노바디’만 남아 있다. 아무도 믿지 못하고, 누구도 지켜주지 않는 노바디의 시대. 그래도 삶은 계속되지만, 역시 이대로는 안 된다. 언제 어디에선가 올 ‘그분’에게서 희망을 찾기보다 ‘나’에게서 희망을 찾고 싶다. 그리고 ‘당신’에게서 희망을 찾고 싶다. 표지 사진의 텅 빈 광화문 대로 위 ‘NOBODY’는 춥다. 내년엔 못난 얼굴, 찌그러진 얼굴이라도 보고 싶다. 그리고 그게 ‘당신’이었으면 좋겠다. 최고라 17기 독자편집위원

‘누구도 아니면서 누군가인…’ 댓글

→ 2008년 말에 정말 서글픈, 적확한 글을 읽습니다. 이 추운 한 해가 내년에 덜 추우려면 노바디는 곤란할 텐데 말이지요. 서민이 겪을 고통 전담. 정말 서늘합니다. lastfeb

→ 좋네요, 조금 아프기도 하고…. 어쨌든 저도 2008년의 노바디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글에서 ‘가능성’이라는 힘도 느껴집니다. 황무지에서 들꽃이 피어나길. tmdgh55

‘마이크 든 연예인들, 단단해지다’ 댓글

→ 국민의 인기를 먹고사는 연예인이 아닌가? 공인으로서 사회적 역할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선거철만 되면 정치권에 줄 대겠다고 마이크 잡는 그런 역할 말고, 기부문화 정착이나 입양에 대한 편견 해소같이 사회 공동선을 위한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하나 지금은 고소득을 바탕으로 해외 명품쇼핑 등의 사치생활만을 중시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esc5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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