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민

“정 니 맘대로 하려거든 호적을 파라.” “….” “글쎄, 집을 나가래도.” “….”
그렇게 눈물과 침묵 투쟁으로 결혼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무모했다. 세상살이의 어려움을 너무 몰랐던 거다. 결혼이라는 건 집안과 집안이 만나는 것이고, 서로 살아온 방법과 문화가 다를 때 그 간극을 극복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산다는 건 사랑만 하면 되는 연애랑은 완전 다르다는 걸 그때는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었다. 어쩜, 지금이라면 시작도 안 했을 것이다.
15년 전 부산 태종대에서의 그 촌스런 청혼(그때는 감동과 환상 그 자체였겠지만)과 18K 금반지. 그때는 그거면 결혼의 조건이 완성되는 줄 알았다. ‘사’자 들어가는 직업 따윈 내 결혼의 조건에 절대로 들어가지 않았으니까. 재산 같은 것은 살면서 늘어가는 것이니까.
살다 보니 부모님 말씀이 맞기도 했다. 때론 삶이 버겁기도 하고, 남과 비교하며 불행해하기도 하고, 이 사람은 왜 내 인생에 들어왔나 뒤늦게 어리둥절해지기도 하고. 하지만 소중한 내 아이들이 있고, 아직도 나를 설레게 하는 남편을 보면, 내 생각도 그리 틀리진 않았다.
그때 하나씩 나눠가진 반지는 지금도 남편의 왼손 약지에 끼워져 있고, 난 목걸이에 달고 다닌다. 예물이라는 이름으로 나눠가진 보석들은 여러 가지 용도로 사라졌지만, 아직 남아서 순하게 반짝이는 반지를 보면 내 결혼생활도 저렇게 순한 빛으로 반짝인다고 믿는다.
앞으로 몇 번의 15년이 남아 있을지 모르지만, 그리고 그 세월이 지나면 금인지 구리인지 알 수 없는 빛이 되겠지만, 내 삶의 가장 든든한 반려이자 버팀목인 남편과 같이 우리의 반지들도 그렇게 우리 곁에 같이 남아 있을 것이다.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이란, 카타르·쿠웨이트·UAE·바레인 미군기지·예루살렘에 미사일”

트럼프, 이란 국민에 “우리 작전 끝나면 정부 장악하라”

이스라엘, 이란 공격 시작…미국도 공격 참가

미·이스라엘 작전명 ‘장엄한 분노’…“이슬람 공화국 체제 붕괴 목표”

장동혁 “2억 오피스텔 보러도 안 와…누구처럼 똘똘한 한 채 아니라”

송언석, 천영식 8표차 부결에 “당 의원 일부 표결 참여 못해, 사과”

이 대통령 “개 눈에는 뭐만”…‘분당 아파트 시세차익 25억’ 기사 직격

트럼프의 공습 ‘이란 정권교체’ 가능할까…중동 장기광역전 우려
![한밤중 다리에 쥐나는 ‘하지정맥류’…“자연 회복 불가능, 빨리 치료” [건강한겨레] 한밤중 다리에 쥐나는 ‘하지정맥류’…“자연 회복 불가능, 빨리 치료” [건강한겨레]](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227/53_17721570592077_20260227501013.jpg)
한밤중 다리에 쥐나는 ‘하지정맥류’…“자연 회복 불가능, 빨리 치료” [건강한겨레]

대법관 ‘14명→26명’ 증원법 국회 통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