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응모엽서를 보낸 뒤 에 나온 뉴클릭 사진을 오려서 책상 앞에 붙여놓고 앞 창문에는 제 사진을 붙여놨어요. 그 밑에는 ‘나는 뉴클릭을 가질 자격이 있다! 뉴클릭은 나의 것이다!’라고 써놨지요. 볼 때마다 저에게 소리 내서 읽어줬습니다.” 김해경(43)씨는 설 퀴즈큰잔치에 응모한 뒤 정말 간절히 당첨을 원했다. 자신이 바라는 선물을 받게 해달라고 매일 명상도 했다. “클릭을 저에게로 끌어오는 명상을 했어요. 제가 클릭을 타고 다니며 즐겁게 일하는 상상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하루는 명상 중에 자동차가 제 손에 쭈욱 끌려와서 저에게 철커덕 붙는 느낌을 받았어요. 며칠 뒤엔 가슴에 있는 창문이 열리더니 클릭이 슝~ 하고 날아서 들어오는 모습도 보았고요.” 복이 달아날까봐 남편에게도 말하지 못한 일이었다고.

그가 이렇게까지 자동차를 원한 데는 이유가 있다. 엽서에는 ‘귀농한 지 7년 만에 드디어 자동차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충북 음성에 사는 그는 3월부터 결혼이민자가족 방문교육 사업의 아동양육지도사로 일한다. 여성 결혼이민자들이 언어 문제 등으로 자녀 양육에 혼란과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자녀를 잘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여기저기 가야 하기에 자동차가 필요해졌다고. 하지만 아이들 학비라도 벌어보려고 일을 나가면서 돈을 투자하긴 어려운 일이었다.
한편 그는 휴대전화가 없어 응모엽서에 남편의 휴대전화 번호를 적었고, 그래서 당첨을 알리는 전화를 남편이 받았다. 남편은 “네? 이라고요!” 하고 소리쳤고 부인에게 그 소식을 이렇게 전했다. “와, 김해경 대단해!” 아동교육지도자 교육을 받고 나오는 길에 소식을 전해들은 김씨는 “정말이에요?”란 말을 100번 정도 했다고. 남편은 그에게 “당신 노력의 산물로 보여 대단하다”고 말했단다. 함께 집에 오는 길엔 봄꽃 같은 눈발도 날렸다.
서울서 잘 살다가 갑자기 “시골 가서 살래?” 하는 남편에게 “그래”라고 대답한 게 2000년이었다. 귀농 준비에는 1년 반이 걸렸다. 지금은 유기농으로 벼, 고추, 감자, 배추, 고구마, 콩 등을 경작하며 직거래로 팔고 있다. “농사가 체질”이란다. 고2 딸아이와 중학생 아들은 인근 대안학교에 다닌다. 아이들은 퀴즈를 풀 때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구독 연수는 아들의 나이와 똑같다.
“아동양육지도사가 되고 보니 결혼이민 여성과 그 가족이 겪는 어려움들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도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에 쓴소리도 부탁했다. “요즘 종종 ‘지나치게 가벼워진 것 같은’ 을 느낄 때가 있어요. 집중해서 읽거나 눈을 모으고 들여다볼 기사를 부탁합니다.” 마지막으로 남편에게 한마디. “세월이 갈수록 제게 큰 산이 되어주는 서방님이 정말 고마워요. 20년 동안의 콩깍지에도 모자라서 저의 눈에 여전히 안성맞춤인 흰머리 소년, 사랑해요.” 붕붕, 이제 그의 뉴클릭이 음성을 향해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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