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색 바탕에 귀여운 펭귄 두 마리가 있는 692호 표지는 여러 시사주간지들 중 가장 손이 갔다. 예쁜 표지와는 사뭇 다른 ‘펭귄마을에 내리는 죽음의 눈’이라는 커버스토리는 지구온난화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었다. 그동안 지구온난화 문제는 여기저기서 숱하게 제기돼왔다. 그래서 자칫 주제가 뻔하고 재미없을 수 있는데, 네 살 아델리펭귄의 시각에서 기사를 풀어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인간들 때문에 아무 잘못 없는 펭귄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마지막에 ‘누구의 잘못 때문인가요?’라고 묻는 아델리펭귄의 물음에 가슴이 뜨끔했다. 이대로 지구온난화가 계속된다면 인간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이번 기사를 통해 지구온난화 문제의 심각성을 새삼 깨달았다. 마지막으로 멀리 남극 킹조지섬까지 가서 취재한 기자들에게 독자로서 감사를 표한다. 앞으로도 이런 생생하고 새로운 시각의 탐사 기사를 많이 볼 수 있길 바란다. 이영신
국립미술관 위상에 걸맞지 않은 전시
‘덕수궁에 카르티에 왕관을 모셔라’를 흥미롭게 읽었다. 명품 컬렉션 전시는 ‘공공성’을 갖춰야 하는 국립미술관의 위상에 걸맞지 않다. 학예사들도 등을 돌린 가운데 강행된 이 전시는, 최근 한 기사에서 덕수궁미술관의 관장이 “학예사의 능력을 키우려면 디렉터십, 즉 관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라고 말했던 내용과도 분명히 어긋난다. 아무리 구색 좋은 변명을 둘러대더라도 ‘뒤가 구린’ 보석 전시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국립미술관에서는 학예사를 주축으로 한 자체 기획전을 준비해, 대중과 예술을 이어주는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조정희
일제강점기도 선택의 문제인가
박노자 교수의 ‘고구려와 중국은 철천지원수였나’를 보고 몇 자 적어본다. 어릴 때 증조부모님께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처녀들을 끌어가고 집집마다 숟가락 하나 남기지 않고 빼앗아간 이야기를 들었다. 외삼촌은 징용에 끌려가 해방 뒤 1년이 돼서야 돌아왔다. 한반도가 미·소에 의해 분할됐다고 해서 6·25 전쟁에 일본의 책임은 없는 것인가? 아직도 일본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는 지금도 세계의 어디에선가 계속되는 일이고 앞으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박노자 교수의 결론처럼 역사쓰기가 단순한 ‘선택의 문제’일 수가 없다. 일제강점기 동안에도 문화의 교류가 있었고 서구의 온갖 문물이 들어온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일제강점기를 ‘타자들과의 섞임, 어울림, 교류를 중심에 놓는 역사’로 인정할 수는 없다. 나의 조부모가 경험한 일들은 집단적 상흔으로 내 유전자 속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신상은
아나운서의 역할 문제 제대로 지적
‘아나운서님! 언제까지 어색하게 계실래요?’는 이제 그 한계를 보여주기 시작한 ‘아나테이너’ 문제를 잘 지적했다. 아나테이너에 대해 단순히 여성 아나운서가 망가져서 아나운서의 권위를 실추시킨다는 구시대적인 비판이 아니라, 오락 프로그램에서 정말로 필요한 아나운서의 역할을 지적함으로써 왜 아나운서가 무분별하게 오락 프로그램에 투입되는 것이 문제인지를 잘 설명해주었다. brightbea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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