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꿈꾸는 열정적인 남자’. 박정환(25)씨의 이메일 끝자락 서명이다. 지금 그의 꿈은 영상을 향해 있다. 대학에서 언론영상을 전공하고 있는 그의 머릿속엔 ‘무엇을 어떻게 찍을까’ 하는 고민이 늘 자리한다. “영상을 통해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을 통해 다양한 세상 이야기와 새로운 관점을 접해 도움이 많이 되죠.”
평소 문화재에 관심이 많던 그는 648호에 실렸던 투루판 유물 반환 운동 관련 기사를 잊지 못한다. “기사를 보는 순간 우리가 스스로 하지 못하면서 누군가에게 바란다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화재를 되돌려주자는 각국의 양심 있는 사람들처럼 우리도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죠.” 그는 이 내용으로 올봄에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볼 생각이다. 활자로 박혀 있던 내용들이 알알이 영상으로 살아날 생각에 벌써 설렌다.
이런 꿈을 가슴에만 품고 군대에 있던 시절, 그는 을 구독할 계획을 세웠다. 일병 때까지는 ‘짬밥’이 안 돼서 엄두를 못 내다 상병이 되고서야 휴가를 나와서 정기구독 신청을 했다. “군인으로서는 거금을 투자했던 건데 하도 벼르다가 신청한 거라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그 뒤 만리재에서부터 노 땡큐까지 샅샅이 읽어가며 사랑을 키워갔다고.
그렇게 군대에서 사랑을 나눈 이 아까워서 모아뒀다가 제대할 때 갖고 나왔다고 한다. 택배로 보내야 했는데 방법이 없어 위병소 간부 이름을 몰래 쓰는 아슬아슬함도 감수했다. 이렇게 모아 모아 뭘 하려는 걸까. “나중에 결혼하고 자식이 크면 그때 아버지가 이러한 잡지를 보는 사람이었다고 꼭 보여주고 싶어요.” 마지막 한마디, “마감 시간을 맞추는 죽은 글이 아닌 진정으로 살아 있는 글, 언론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귀감이 될 기사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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