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아, 이러지 마시라고 했건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형형색색 독자엽서에 변형을 가한 작품들이 도착했다. 하나 강렬한 노란색에 분홍 하트라니 눈길이 갈 수밖에. 내용을 읽어보니 이주의 정기독자에 꼭 나오고 싶다는 고3 여학생의 정성이 묻어 있다. 바로 연락을 했다.
“열심히 쓰고 꾸민 독자 의견이 채택되지 않아서 속상했는데 연락 줘서 정말 기뻐요!” 이선진(18)양은 첫마디부터 거침없다. 전화한 기자의 목소리가 예쁘다는 칭찬에 좋아하다가 정신 차리고 인터뷰 돌입. “전 시골에 있는 기숙사 고등학교에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바깥세상(?)과는 단절된 느낌도 드는데 주간지를 나가서 사보자니 시내까지 걸어서 30분이고요. 그래서 저질렀죠.” 그리하여 그의 어머니는 영문도 모른 채 ‘15만원 결제’ 문자를 받게 됐다. 그래도 정기구독 신청했다니까 칭찬받았다고.
기숙사에서 을 받아보다 보니 매주 경비실에 가서 찾아와야 한단다. 경비 아저씨와 많이 친해져서 이제는 경비실 들어가며 “아저씨~ 제 거 요!”라고 하면 다 안다고. 딱 한 번 제때 찾으러 못 갔는데 누군가 가져갔다며 부르르 떤다. 671호 가져가신 분, 자수해서 광명 찾으시길. 초등학교 때 의 어린이 기자단에서 활동했던 그는 이제 신문방송·언론정보를 전공으로 대학에 진학하고자 한다.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고3의 현실은 팍팍하다. 새벽 5시쯤 일어나 도서실에서 자습하다가 학교에 가고, 수업 마치면 밤 12시까지 도서실에서 의무적으로 또 자습을 하는 식이다. “고3이라는 벼슬 덕분에 못 본 영화, 드라마가 많아요. 논란이 많았던 랑 도 아쉽고, 그 잘생겼다는 ‘커피프린스’ 오빠들 구경도 못했으니 불쌍하죠.” 스무 살이 되면 옆에 끼고 해외여행을 가고 싶단다. 같이 고생한(?) 도 해외여행 시켜주고 싶다고. 친구에게 보내는 마지막 한마디 “깝슬! 밥 먹을 땐 꼭 영어 단어장 보면서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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