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다들 일등이 되는 방법을 알려주는데, 은 꼴등 덕분에 일등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줘요.” 김혜선(24)씨가 을 좋아하는 까닭이다. 경희대 법학부 3학년에 재학 중인 ‘고시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김씨에게는 ‘한 문장’으로 생각을 정리하는 유쾌함이 있었다.

“대학생이 되고 보니 안산에 있는 집에서 회기동의 학교까지 왕복 4시간이 걸리는 거예요! 정말 압박이었죠. 전철 안에서의 시간이 너무나 아까워 뭘 하면 좋을까 고민하고 있을 때 절 유혹한 것이 이었답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코너는 다름 아닌 ‘만리재에서’. “을 매주 한 권으로 편집하는 사람은 어떤 심정으로, 어디에 더 비중을 두고 이야기하는지, 어떤 것을 고민하고 있는지 알 수 있지요. 차분히 저에게 말을 걸듯 때로는 부끄러움을 이야기하고, 때로는 강하게 치고 나가는 모습이 무척 솔직하게 느껴집니다.”
이제는 표지만 딱 받아들어도 견적이 나온단다. ‘시뻘건’ 색이면 ‘그냥’ , 번쩍번쩍하면 ‘특대호’, 까만색으로 축 처져 있으면 ‘나름대로 우울한’ . 디자인, 기사 문체, 제목과 머리글 모두 감동이지만 가끔 감각적인 부분이 감성적으로 보여서 논리보다 앞서는 경우는 피해달란다. 그리고 일주일간 ‘이 다뤄줬으면’ 싶은 뉴스는 다뤄주는,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매체가 되기 위해 좀더 분발해달라고. 웃으며 하는 충고지만 장난이 아니다.
“얼마 전에 전철에서 을 읽고 있는데요, 어떤 아저씨께서 계속 훔쳐(?)보시는 거예요. 전 거의 다 봐가던 참이거든요. 제가 내리기 직전에 ‘아저씨 이거 보실래요? 저는 다 봐서요. 이거 진짜 재밌어요’ 하며 드리고 내렸는데 어찌나 두근거리던지. 난생처음 보는 사람에게 을 전파하는 순간처럼 느껴졌다니까요.” 에피소드도 유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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