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렬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동할 때는 주머니 속에, 일할 때는 사무실 책상 위에, 잠잘 땐 침대 머리맡에서 분신인 양 함께했던 내 낡은 휴대전화. 그렇게 헤어지지 않으려고 했건만 이제는 추억의 서랍 속에 고이 모셔지는 신세(?)가 됐다.

나는 이 휴대전화를 6년 넘게 사용해왔다. 배터리 접속 불량으로 예고 없이 꺼져버려 접속단자 부분을 딸의 헤어 고무줄로 동여매고 쓴 지도 1년이 넘었다. 쓸 만큼 벌면서 왜 궁상떨며 휴대전화를 새걸로 안 바꾸느냐고 주위에서 더 성화였지만 잘만 터지는 전화를 왜 바꾸냐는 말로 내쳤다. DMB폰에 아카펠라폰까지 나온 마당에 한물간 플립형 디자인에 단음 벨소리, 인터넷은커녕 컬러도 아닌 안 되는, 말 그대로 ‘휴대만 가능한 전화기’는 주변에서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말이다.
사실 전화기를 살 무렵에 이 기종은 가입만 하면 그냥 개통해주던 일명 ‘공짜폰’이었다. 당시 연애 중이었던 나는 여자친구와 손을 잡고 가서 똑같은 전화기를 마련했다. 그 ‘커플폰’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사소한 일상까지 미주알고주알 떠들어댔던 시절. 이동통신사에서 제공하는 몇백 분의 커플 간 무료통화 시간이 보름도 못 갈 때가 많았다.
시간이 흘러 이 휴대전화를 통해 사람들에게 여자친구와의 결혼 소식을 알리고, 첫아이에 이어 둘째아이의 출산까지 전했으니 우리 부부에게는 이미 휴대전화 이상의 그 무엇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이제 이 휴대전화와 작별을 고해야 한단다. 돈이 생기면 휴대전화부터 바꾸고 싶다는 또래 친구들 속에서도 군소리 없이 6년간 이 휴대전화를 사용해준 아내에게 고마움과 함께 마지막 추억을 글로 담아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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