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상수 서울시 종로구 계동
8월 말에 을 읽다가, 문득 지난봄 시골집에 가서 오랜만에 앨범 정리를 하다 발견한 중학교 때의 ‘학생증’과 ‘자전거 승차권’이라는 것을 꺼내 본다. 70년대 말에 중학교를 다니던 당시에는 군(郡) 전체에 중학교가 서넛밖에 없어서 삼십 리가 넘는 먼 곳에서 자전거를 타고 통학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어느 날 점심시간에 친구와 둘이서 학교 안에 세워져 있는 자전거를 세어보니 무려 750여 대에 이르렀다. 전교생이 1400여 명이었으니 둘 중의 한 명은 자전거를 타고 통학했던 것이다. 그래서 학교에서 자전거 주차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것이 바로 ‘자전거 승차권’ 제도였다.
통학 거리가 편도 2km 이상인 학생들에게 자전거 승차권을 발급해주었고 이 승차권이 없는 학생들은 학교에 자전거를 타고 오지 못하도록 했다.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는 학생들은 교문에서 이 증서를 보여주어야 교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 우리 집은 학교까지 2km 이상이라는 점을 겨우 인정받아 난 3년간 자전거를 타고 통학했다. 비가 조금 오는 날 한 손에 우산을 받쳐들고 자전거를 탔던 기억이 있다.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하는 시골길의 울퉁불퉁함은 경쾌했고 공기는 상쾌했다.
9월이 되니 아침에는 제법 선선한 기운이 느껴진다. 여름이 되면서 베란다에 넣어둔 자전거를 다시 꺼내어 손질한다. 몇 년 전부터 봄·가을에는 집에서 직장이 있는 종로까지 12km를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고 있다. 다음주부터는 다시 자전거를 타고 다녀야겠다고 다짐한다. 자전거 도로가 조금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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