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현 기자 groove@hani.co.kr
부산에 거주하는 대학교 3학년생 박명선(23)씨. 1학년 말부터 정기구독을 시작했다. 특별한 계기는 없고 “그냥 매일 보는 잡지를 편안하게 집에서 받아보고 싶어서” 신청하게 됐다. 물론 껍질을 한 꺼풀 벗기면 “작은 가방을 구독선물로 준다기에”라는 ‘사실’이 드러나지만 한 꺼풀 더 벗기면 “얼마 전 취직하고 따로 살기 시작한 언니도 영향받고 정기구독을 시작했다”는 ‘진실’에 도달하게 된다.
“전공이 행정학이라 사회과학적 소양을 키우는 데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문제가 된다면 기사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할 때가 있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들의 말은 삐딱하게 보는데 왜 <한겨레21> 기사에겐 안 그렇죠? 제 비판력을 무너뜨리는 그 마력의 정체는 뭐죠?” 그가 꼽아본 마력 1순위 코너는 박·한·강(박노자·한홍구·강준만) 칼럼. 표지이야기보다 먼저 찾아 읽는다. “칼럼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이분들이 쓰신 단행본도 여러 권 구입해서 읽었답니다. 팬이 돼버렸죠.” 가끔 있는 배달사고 말고는 <한겨레21>에 쓴소리할 게 별로 없다니 부산 인심이 나쁘지 않다.
그는 얼마 전 부산 앞바다에 다녀왔다. 해운대~광안리~송정을 훑었는데 이 중 새로 단장한 해운도 동백섬을 ‘강추’한다. “옷만 두툼하게 입고 가면 매서운 바람도 문제없어요. <한겨레21> 독자들도 겨울바다에서 2006년 새해 결심을 멋지게 세워보시면 어떨까요. 바다 풍경이 황홀하답니다.” 문득 지도를 꺼내 가까운 바다의 위치를 확인하고픈 맘이 든다.
그가 세운 새해 결심은 “열심히 공부하자”. 얼핏 단순해 보이는 이 결심은 교통사고와 휴학으로 인해 학업에 충실치 못했던 2005년을 반성한 데서 나왔다. “대학원을 진학하지 않는 한 정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해잖아요. 학점 관리도 하고, 부지런하게 살려고요.” 영어 공부를 위해 마련됐으나 음악만 재생했던 MP3 플레이어도 과거를 청산할 예정이다. “그런데요, 조용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들어보셨어요? 너무 좋아서 요즘도 매일 들어요.” 2006년, 박명선씨도 <한겨레21>도 부쩍 자랄 수 있으면 좋겠네. <한겨레21>의 새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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