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현 기자 groove@hani.co.kr
직장일에 쫓기는 김은영(34)씨에게 시곗바늘이 천천히 움직이는 일요일 오전은 소중한 시간이다. 온 가족이 모여 느긋하게 아침 식사를 즐기고, 본격적인 대청소에 돌입하기 전에 각자 자유시간을 가진다. 아이들은 놀고, 남편은 신문을 읽고, 그는 <한겨레21>을 펼친다.
“가족 여론에 밀려 모 일간지를 받아봐요. 섹션이 풍부하고 부록이 많지만 관점이 다른 기사를 읽는 건 재미가 없더라고요.” 덤으로 오는 무료 지역신문도 주말용 타블로이드판 신문도 건성으로 보게 된다. “<한겨레21>이 무조건 옳다고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왜 기사를 읽어야 하는지 말해주잖아요.” 젊고 의욕적인 이가 새 편집장이 됐다는 소식을 들은 뒤로는 첫 장부터 유심히 보고 있단다. “편집장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까. 왜 그 이슈를 표지이야기로 내세웠을까 궁금하잖아요.”
아주대학교 기초학문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문학·작문 수업 강의를 하는 그는 지적한다. “머리기사와 표제에 가끔 등장하는 직설적이고 자극적인 말투들이 불편해요. 정확하고 예리한 분석을 위해 반드시 그렇게 서술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사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편향된 느낌을 줍니다.” 그래도 인터넷으로 정보를 편식하는 학생들에게 따로 챙겨주고 싶은 정보와 화두들이 <한겨레21> 안에 가득하다. 왜곡된 역사와 소외된 사회적 사안을 짚어준 기사들은 탈중심주의적 문학 연구를 하는 그의 시각 정립에 도움을 준다. 그는 얼마 전 재일동포 문학 관련 연구를 마쳤고, 지금은 조선족 문학을 바탕으로 탈식민주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좀더 발전하려면 여성들이 높은 사회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주변 이웃들이 <한겨레21>을 더 많이 찾게 되길 바란다. “솔직히 미용실 잡지보다 재미가 없죠. 하지만 재미란 게 별건가요. 내 얘기 같네, 이 정보 알아두면 좋겠다, 참 소신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아가는구나, 이런 기분을 주면 성공한 거 아닐까요.” 사람 향기가 더 많이 나는 잡지를 만들어줄 것을 부탁한다. “변화를 수용 못하는 것도 어리석고 가벼운 시대에 무거운 척하는 것도 우습지만 그걸 그냥 따라가는 것도 문제입니다. 내일을 전망하고 시대를 이끌어가는 곧고 힘찬 언론이 돼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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