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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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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9호를 보고

등록 2005-08-05 00:00 수정 2020-05-03 04:24

폭탄주 얘기 쉽게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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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의 시각을 믿지만 술과 술문화에 대한 견해는 이해가 안 간다. ‘정치의 속살’ 같은 코너에서 폭탄주 얘기를 재미로 소개하는 등 술 얘기를 종종 다루는데, 폼나게 마시고 취하는 게 폼나는 것이며, 취해서 실수한 건 무용담이라는 식으로 얘기할 때가 있다. 사람이 그럴 수 있다는 걸 알지만, 쉽게 볼 문제가 아니다.

남편이 노동쟁의법 위반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게 되면서 강간·살인 등 중범죄 사건의 심리를 옆에서 들을 기회들이 생겼다. 놀라운 건 모든 사건들이 취중에 일어났다는 사실이다. 또한 변호사나 검사가 본인 주량에 비해 얼마냐 마셨냐고 묻는 걸 보면서, 강간과 살인은 멀쩡한 이가 아니라 술이 저지른다는 식의 논리를 범하는 것 같아 매우 놀랐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문제시되지 않는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선 취할 만큼 마시지 않고, 술집 손님이 취하면 판 사람이 안전 귀가를 책임지도록 법제화됐다고 한다. 과음은 문화적으로 경계되고, 법적으로도 규제돼야 한다. 법정에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느낀 지 5년째인데, <한겨레21>이 거꾸로 가는 듯해서 말해본다. /llhhjj0904@hanmail.net

미국 무기냐, 한국 무기냐보다 중요한 건

568호 ‘구한말, 죽음의 장사 판치다’를 봤다. 가장 먼저 찾는 박노자씨의 글인데 이번엔 실망이 컸다. 대미 무기 의존은 분명 문제가 있고 하루빨리 극복돼야 하지만 ‘정말 중요한 얘기는 그게 아닌데’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미국 무기든 우리가 만들든 무기가 늘어나는 건 마찬가지 아닌가. 미국 무기냐, 한국 무기냐가 아니라 무기와 전쟁 그 자체를 얘기해야 하지 않을까. /김호근 서울시 종로구 누상동

▶ 지당한 말씀이다. 무기는 흉기이며, 군은 역사 속에서 만악의 근원이었다. 군축과 평화 체제 도입이 급선무라는 건 나 또한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무장이 당분간 없어지지 못한다면 무기를 누가 어떻게 만드는가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문제가 된다.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미국에서 무기를 아예 수입하지 않거나 상당 부분 자국 생산이 가능한 유럽의 주요 국가들, 중국, 러시아는 이라크 침략 동참을 강요받아도 거절할 수 있지 않았나. 반면 독일·프랑스·영국보다 수적으로 3배가량 많은 군대를 보유한 한국은 수치스럽게도 공범으로 나섰다. 그 원인 중 하나는 대미 예속이고, 곧 무장의 자국 생산 한계이다. 거듭 말하지만, 나는 군사라는 제도화된 살육을 매우 혐오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미국의 군수 복합체에 한국이 예속된 게 큰 재앙을 부를 수 있기에 경고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박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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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의견에 채택되신 분께는 동서양을 가로지르며 펼쳐지는 인물들의 기상천외한 이야기, 오귀환의 <사마천, 애덤 스미스의 뺨을 치다>를 1권씩 드립니다. 21세기 상상력으로 동서양의 역사를 뒤집습니다. 인터넷 http://h21.hani.co.kr, ‘기사에 대한 의견’ 이메일 groov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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