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티크? 골동품? 구제? 구닥다리?
어쨌든 나는 옛것이 좋다. 그냥. 편리한 디지털 방식보다 불편한 아날로그 방식이 더 마음에 든다. 디자인이 투박해도 그것들이 주는 느낌과 기능의 불편함이 내겐 오히려 더 정겹고 편안하게 느껴진다. 누군가 사용했던 물건엔 그것만의 사연이 담겨 있고, 또 다른 무언가 숨겨져 있을 것만 같다. 내 물건에 별명을 붙여주길 좋아하기 때문에 더 그러한 걸까. 누군가 아꼈던 물건을 다시 소유하게 되는 건 가슴 설레는 일이다.
사진 속 물건들은 어머니께서 처녀 시절에 사용하셨던 트렁크와 카메라, 그리고 구식 선풍기다. 간호장교이셨던 어머니는 월남전 참전 당시 이 트렁크에 짐을 싸서 떠나셨고, 미군 장교용 PX에서 비싼 값에 소형 수동식 카메라를 마련하셨다. 선풍기로 숙소의 뜨거운 열기를 가라앉히셨다.
지금 낡은 목제 트렁크는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물건들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소형 수동식 카메라는 어느새 내가 사진이라는 취미를 갖게 해주었다. 오래된 선풍기는 옛날 물건이라 지금은 더위를 식히는 데 큰 역할을 못하지만, 내 방에서 클래식한 인테리어 소품으로 100%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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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기능에 문제가 없고, 사용에 불편도 없고, 때론 용도를 바꾸어 더욱더 소중하게 다루어진다. 추억을 작동시키는 이 물건들을 보면 이런 말이 떠오른다. 올디스 벗 구디스(Oldies But Goodies)! 아날로그여 영원하라!
채수헌/ 대구시 동구 선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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