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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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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고공21’과 촛불 그리고 여름의 끝

‘폐간 임박’이 반가운 <주간 고공21>과 함께 난 여름… 총 25기 위원회의 마지막 회의, 새로운 방식 ‘독편위’ 시작돼
등록 2013-09-04 15:07 수정 2020-05-03 04:27

25기 독자편집위원회 마지막 회의가 열린 8월27일 전날 재능교육의 오수영·여민희씨가 서울 혜화동 종탑을 내려왔다. ‘폐간’이 목표인 은 이날 리뷰하는 첫 호 970호에 창간했다. 과 함께 더운 여름을 건너와서 끝을 본 셈이다. 그사이 촛불시위는 불볕을 잊고 이어졌다. 독편위원 중 2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시청 앞이 이상하게도 별로 안 더워요.” 박선희 위원의 소감이다. “혼자 가려니 뻘쭘하더라고요. 다음에 같이 가요.” 박가영 위원이 말한다. 어떤 건 끝나고 어떤 건 시작된다. 회의 다음날 국정원은 ‘내란음모죄’ 칼을 뽑아들고 기세등등하게 재등장했다. 2013년 여름의 끝, ‘마지막’을 하나 더 보탠다. 이날 회의는 총 25기의 독자편집위원회 마지막 회의였다(상자 기사 참조). “문 닫는다”는 말에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나요?”라고 묻는다. “아닙니다. 정말 잘해주셨습니다.” 회의 속에서 여름이 흘러가고 13년이 파노라마처럼 흘러갔다.

<font size="4"><font color="#C21A8D">생각지 못했던 차별, 냄새</font></f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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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008ABD">박선희(이하 박선):</font> 법인세 실효세율을 다룬 975호 표지이야기 ‘말이 되나 실효세율 삼성전자 12%, 중소기업 22%’가 좋았다. 세율을 퍼센트로 이야기해주는 기사는 많았는데 개별 기업을 이렇게 분석해준 기사는 없었다.

<font color="#008ABD"> 임성용(이하 임): </font>부모 도움 없이는 중산층 되기도 힘든 사회가 되고 있다. 만약 소득세를 증액하려면 정부는 노후 대책에 대한 부담을 완화시키는 정책을 우선 마련하고 설득해야 할 것 같다.

구혜림(이하 구): 세수로 국가가 운영된다. 복지라는 문제의식을 공유한 뒤 그 방법으로 증세를 하는 것은 저항감이 다른 선심성·과시성 정책에 대한 과세와는 다르다. 순수 개인과 법인에 대한 조세정책의 접근에 차이가 있어야 함을 지적한 것이 유익했다.

<font color="#008ABD"> 박가영(이하 박가):</font> 문화 ‘무섭지만 보게 되는 공포 웹툰’에서 다룬 공포 웹툰은 무서워서 피해다니는 편이다. 그런데 지면을 넘기다 딱 나와서 공격받은 느낌이었다.

<font color="#008ABD"> 박선:</font> 974호 ‘느낌 아니까, 후~’ 표지의 한홍구·서해성 대담은 비슷한 주제로 얼마 전에 접했던 것이라 감흥이 반감되더라.

<font color="#008ABD"> K군(이하 K): </font>광우병 때의 촛불시위와 느낌이 많이 다르다. 당시에는 게시판을 통해 이야기도 많이 하고 시위에도 나갔는데, 이번 국정원 규탄 시위는 진행되는 것을 늦게 알았다.

<font color="#008ABD">정진희(이하 정): </font>동생에게 시위 사진을 보여주니 깜짝 놀라더라. 그 주변을 지나다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보지도 못하고 얘기도 나오지 않으니 너무 모르는 것 같다.

<font color="#008ABD"> K:</font> 은 볼 때마다 찡하다. 무기력한 느낌도 있고. 이러고 있는데도 안 들어주나 싶었는데, 어제 내려왔다니 내 일처럼 기쁘다. 노동자들이 말을 들어달라고 올라간 것인데 이 그 말을 계속 전해준 것이다.

<font color="#008ABD"> 박선: </font>사회 ‘당신의 눈이 냄새 맡는다’에서 ‘냄새 차별’은 생각도 못했던 차별 지점이었다. 지하철과 버스 등에서 직접 맞부딪치는 일인데 이게 차별이고 혐오일 수 있겠구나 싶어 충격을 받았다.

<font color="#008ABD"> 정: </font>기획 ‘잠을 잊은 그대에게’가 신선했다. 정보도 많았고. 안 그래도 더워서 잠자기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것도 나름 이슈다 싶어 신선했다.

<font color="#008ABD"> 박가: </font>973호 표지이야기 ‘철거왕 이금열’에서 다원이란 회사는 태어나서 처음 들었다. 기사가 추적 프로그램 같은 느낌이었다.

<font color="#008ABD"> K:</font> 이 사람이 잡힌다고 해서 현실이 바뀌지 않는다는 게 더 무섭다. 동네 깡패 수준이 아니라 체계화돼 있다. 합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강제퇴거를 심판대로’ 기사에서 사람 쫓아내는 게 범죄가 아니라 업무라고 하는 게 무섭다.

<font color="#008ABD"> 박선: </font>특집1 ‘인생 이모작’은 읽다보니 중산계층에 특화해 기사를 썼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분들도 은퇴하고 일거리가 필요하겠지만 일자리가 아예 없는 폐지 줍는 분들에게까지 해당되는 이야기일까 싶었다.

<font size="4<font" color="#C21A8D">군대 경험을 내면화한 여성들</f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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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008ABD"> 정: </font>가장 재미있게 본 호였다. ‘차라리 외신 보세요’도 꼭 다뤄줘야 할 포인트고 궁금했던 내용이었다. ‘원전 줄어도 괜찮았다’는 우리나라 얘기랑 일본 사례도 개인적으로 속시원한 내용이다. 이번호에 소개된 책들도 흥미로워 보여서 많이 샀다.

<font color="#008ABD">박선:</font> 973호 표지 ‘꿇어! 대한민국’ 위에 있는 글자 ‘종박’을 ‘존박’으로 잘못 읽었다. (웃음)

<font color="#008ABD"> 구: </font>예전에 한 여자 강사가 군대는 살인 기술을 배우는 곳이라고 했는데 그게 생각나는 표지이야기였다. 여자친구들과 이야기해보면 남자들의 군대 경험을 내면화한 경우가 더러 있었다. 그 점을 다룬 권인숙 교수의 글 ‘20대 여성은 왜 군가산점제를 찬성하나’가 예리했다. 전체적으로 군대 이야기를 다룬 수많은 기사 중 가장 고리타분하지 않았다.

<font color="#008ABD"> 박가:</font> 사회 ‘지옥에서 보내는 한철’은 974호의 냄새 차별처럼, 자연현상들도 계급을 나누는구나 싶어 답답했다. 세밀하게 묘사돼 눈앞에 보이는 듯했다.

<font color="#008ABD"> 구: </font>를 읽고 있는데 971호 표지이야기 ‘중국 자본이 탐하는도다’가 생각나더라.

<font color="#008ABD"> 박가:</font> 사람과 사회 ‘성산업… 부숴버릴 거야’를 보고 를 신청했다. 그런데 이 기사가 그대로 실려서 오고는 그 뒤로는 안 온다. (웃음)

<font color="#008ABD"> 박선:</font> 970호 ‘벌거벗은 임금님 통상임금님’ 표지 제목이 재밌었다.

<font color="#008ABD"> 구:</font> ‘그나마 소송이라도 할 수 있는 노동자’ 기사는 알바를 포함해 비정규직, 하청의 하청, 복잡한 계약관계에 얽힌 노동자까지 놓치지 않고 다뤄서 좋았다.

<font color="#008ABD">박선:</font> 그러고 보니 970호에 을 창간했네.

<font color="#008ABD"> 박가:</font> 레드 기획 ‘항공여행 앞둔 소심남녀를 위한 안내서’가 유익했다. 정말 비행기를 무서워한다. 하늘에 떠 있다는 걸 못 믿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도 무서워한다는 마음의 위안을 주었다.

<font color="#008ABD"> 성용:</font> 나 내일 아시아나 비행기 타러 간다. 무사 귀환을 빌어달라.

진행·정리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table border="0px" cellpadding="0px" cellspacing="0px" width="100%"><tr><td height="22px"></td></tr><tr><td bgcolor="#DFE5CE" style="padding: 4px;"><table border="0px" cellpadding="0px" cellspacing="0px" width="100%" bgcolor="#EBF1D9"><tr><td class="news_text03" style="padding:10px">
<font color="#008ABD">새로운 독자 모니터링단이 도입됩니다</font>
<font size="4"><font color="#C21A8D">기꺼이 당신의 ‘독배’를 마시리</font></font>
2000년 9월21일치 제326호에는 교사인 채규정씨를 포함한 11명의 독자편집위원이 소개되었습니다. 독자들을 ‘편집위원’으로 위임해 의견을 받는 새로운 방식의 독자 모니터링단이었습니다. 이후 여러 주간지 등에서 ‘독자편집위원회’를 닮은 모니터링단이 운영되었습니다. 그로부터 13년, 6개월 혹은 1년 임기로 활약한 독자편집위원 수는 총 25기에 걸쳐 200여 명을 헤아립니다. 모든 위원들께 혜량치 못할 감사함을 전합니다.
은 25기 독자편집위원단 활동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형식의 독자 모니터링단을 꾸립니다. 기본은 온라인 커뮤니티입니다. 더 쉽게, 더 많은 독자들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빨라집니다. ‘21명’의 위원이 매주 바로 전주의 기사를 꼼꼼하게 모니터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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