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외무장관 응웬 지 니엔, 구수정 통신원에게 친서

베트남 양민학살에 대한 한국인들의 사죄노력에, 베트남 정부가 또 한번 고마움을 표시했다. 베트남 외무장관 응웬 지 니엔은 구수정 통신원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베트남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한국의 국민들과 각 시민단체들, 그리고 구수정 통신원과 같은 개인들의 구체적인 행동들을 환영하며, 그러한 행동들이야말로 아름다운 태도이며 존경받을 만한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베트남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발표는 응웬 반 쓰엉 주한 베트남 대사가 지난 7월 에 감사의 서한을 보낸 이후 두 번째며, 외무장관이 직접 자신의 생각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서한의 내용은 “베트남 정부가 양민학살 문제가 거론되지 않기만을 원한다”는 한국 외무부와 국방부의 주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기도 하다.
다음은 베트남 외무장관의 편지 전문이다.
친애하는 구수정씨.
2000년 5월30일자로 보내주신 당신의 서신을 잘 받아보았습니다. 당신이 베트남이라는 나라와 우리 인민들, 그리고 내 개인에게 보내준 정감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나는 그동안 한국과 베트남 두 나라 사이의 우호와 협력의 관계가 빠르게 발전해온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새 천년을 맞이하여 나는 두 민족 사이의 역사, 문화, 풍습, 전통의 동질성을 바탕으로 이 관계가 지속적으로 빠르게 발전할 것이며, 두 나라 인민들의 열망과 이익에 부합하여 좀더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어 갈 것이라 봅니다.
당신이 서신에서도 밝힌 바 있듯이, 베트남 인민에 대항하는 침략전쟁에 참여했던 일부 국가들 속에 한국이 존재했었다는 것은 엄연한 역사적 사실입니다. 물론, 현재 베트남이 관용과 인도주의, 우호의 전통에 따라 미래를 위하여 잠시 과거를 접어두자고 주장하고 있긴 하지만, 각 관련국가들은 그 전쟁의 후유증의 극복을 위하여 베트남과 함께 진정하고도 효과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야말로 도의적으로 합당한 일일 뿐만 아니라 과거에 대한 열등감을 지우는 일이며, 베트남과 각 관련국가들 간에 좀더 아름다운 새 역사의 장을 열어가는 데 기여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나는 베트남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한국의 국민들과 각 시민단체들, 그리고 당신과 같은 개인들의 구체적인 행동들을 환영하며, 그러한 행동들이야말로 아름다운 태도이며 존경받을 만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이 기회를 빌려 나는 우리 중부지방 각 성의 인민들을 돕기 위한 당신의 여러 활동들에 대해 감사를 전합니다.
친애하는 구수정씨.
바쁜 업무 일정 관계로 아직 당신을 맞을 수 있는 시간을 조정하지 못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이 우리 조국과 인민들에게 베풀어 준 열성적이고도 아름다운 애정을 깊이 기릴 것입니다. 나는 당신이 앞으로도 과거 전쟁의 무거운 상처를 짊어지고 살아가야 하는 우리 베트남 인민들을 지속적으로 돕고, 한-베트남의 우호친선의 관계를 굳건히 세우고 좀더 발전시켜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해줄 것을 희망합니다.
당신의 건강과 행복, 그리고 당신의 학업과 공무에 성공적인 결실이 이루어지길 축원합니다.
당신을 친애하는 응웬 지 니엔(Nguyen Dy N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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