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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에 쥔 권력…기획예산처와 재무부로 나누자

등록 2020-06-27 16:53 수정 2020-07-0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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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3대 권력 기관을 통제하는 큰 방향은 이들이 가진, 중첩된 권한을 쪼개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과거에 나뉘어 있던 2개 이상의 권한(기관)이 합쳐진 결과고, 검찰청과 국방부는 과거의 비대한 권한을 적절한 시기에 나누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기재부의 경우, 과거 사례를 참고해 경제정책 기능과 재무 기능을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1994년 경제기획원과 재무부를 재정경제원으로 통합해 재무를 경제정책에 종속시킨 일은 1997년 외환위기의 한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래서 1998년 김대중 정부는 이를 다시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분리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2008년 경제정책의 기획·집행 효율성을 높인다며 이를 다시 ‘기획재정부’로 통합했다. 당시 국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정책 기획과 재정 집행의) 상호 견제가 되지 않을 경우 국가 재정에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기획재정부의 권한이 너무 커져 (정부 안에서) 독주를 부를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두 가지 우려 가운데 뒤엣것은 이미 현실이 됐다.

오재록 전주대 교수는 “기획재정부를 다시 기획예산처와 재무부로 분리해야 하고, 기획예산처를 행정부가 아니라 청와대 산하에 두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이와 함께 금융감독위원회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 등에 대한 기재부의 실질적 지배도 끊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지웅 전 기재부 장관 정책보좌관은 “관료 출신이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맡는 일을 재고해야 한다. 기재부 장관은 대통령과 철학이 같고 다양한 경험이 있는 정치인이 맡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소준섭 국회도서관 조사관은 “행정부 예산 감시를 제대로 하려면 감사원을 의회 산하에 두고 엄격한 회계 검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개혁과 관련한 핵심 방안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것이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4월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반영해 완전한 수사-기소 권한 분리로 나아가야 한다. 검찰이 강한 이유는 분리해야 할 두 권한을 한 손에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불인정이나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 직접 청구 등도 즉시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수사-기소 권한을 분리하는 데 큰 상상력이 필요하다. 검찰의 특별수사부와 경찰의 수사조직,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국가수사청으로 통합하고, 나머지 검찰을 국가기소청으로 만드는 방안을 생각해봐야 한다. 수사와 기소가 서로 견제할 수 있도록 완전히 분리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1월 국회는 관련 법을 개정해 공수처를 도입했고, 경찰에도 수사종결권을 넘겨줬다.

국방부 개혁과 관련해서도 ‘큰 국방부’ ‘큰 군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방부와 군은 전투 기능 중심으로 규모를 줄여 정예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종대 정의당 한반도평화본부장은 “군 행정, 군수(물자보급), 법무, 무기 구매 등을 국방부에서 완전히 분리해 민간화하거나 군-민 융합형으로 바꿔야 한다. 그래야 국방 비리를 근절하고 군의 전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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