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9일 국회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두고 갈렸다. 2년이 지난 2018년 12월, 자유한국당의 화두는 무엇일까? 여전히 ‘박근혜’다. “합리적인 보수로 혁신하겠다” 구호는 잦아들고 과거로 돌아가려는 관성이 자유한국당을 지배하고 있다.
‘반문 연대’를 고리로 보수 통합하자12월 원내대표 선거, 내년 2월 전당대회 등을 앞두고 자유한국당 안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불구속 재판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자”는 주장이 불거졌다. 이는 11월29일 비박계 김무성·권성동 의원과 친박계 윤상현·홍문종 의원의 회동 뒤 흘러나왔다. ‘결의안’을 통해 ‘친박 대 비박’이라는 해묵은 갈등을 봉합하고 대선과 지방선거 참패로 추락한 보수 진영을 통합해 추스르자는 것이다. 김무성 의원은 12월5일 기자들에게 자신의 구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우리가 잘못해서 문재인 정권이 탄생했고, 현재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하고 나라를 잘못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지난 과거를, 잘못을 총론적으로 서로 인정하고 화해하고 통합해서 문재인 정부 폭주를 막아내자고 합의했다.”
‘반문(문재인 대통령) 연대’를 고리로 보수 통합을 하자는 그림이다. 하지만 이 구상은 당장 “복당파가 진정한 사과를 해야 한다”는 친박계의 반발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고 있다. 친박계 원로인 서청원 무소속 의원은 김 의원 등을 향해 “자기 당에서 배출한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하고 당에 침을 뱉고 탈당했던 사람들이 한마디 사과와 반성도 없이 슬그머니 복당했다”며 “후안무치한 일”이라고 반발했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12월6일 두 차례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탄핵에 동참했다) 복당한 사람들이 국민 앞에, 당 앞에 반성하고 사과하는 게 먼저 아니냐”고 비박계를 겨냥했다.
이는 지난 6월 지방선거 참패 뒤 ‘김병준 비상대책위 체제’가 출범해 ‘새로운 보수 가치 재정립’ 등을 외쳤지만 결국 ‘박근혜’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자유한국당의 현실을 보여준다.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도 ‘올드 보이’들의 경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홍준표 전 대표를 비롯해, 최근 복당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정우택·심재철 의원,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이 당대표 출마 후보에 오르내리고 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부대’와 손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당 안팎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기도 하다. 실제 태극기 부대 세력이 자유한국당으로 입당하는 흐름도 있다.
“체질 개선 없으면 지지율 독 될 것”이러한 자유한국당의 행보는 경제지표 악화로 문재인 정부에서 이탈한 기존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있다. 12월6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12월3~5일 1508명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에서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24.4%로 집계됐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10%대 초·중반을 유지하던 지지율을 회복한 것이다. 하지만 당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는 지지율 회복은 결국 독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당내에서도 나온다.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은 12월5일 ‘더정치 인터뷰’에서 “반사이익이나 어부지리로 지지율 회복을 하면 내부 개혁의 동력이 다시 약해질 것”이라며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다음 총선, 대선을 치른다면 오히려 당의 미래에 좋지 않은 현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전화신청▶ 1566-9595 (월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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