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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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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석 “6+1 리더십으로 ”

정당 지지율 15%, 지방 공직자 100명 목표…

청년·청소년에 기회 부여
등록 2017-07-04 15:29 수정 2020-05-03 04:28
작지만 강한 정당. 정의당은 지난 대선에서 심상정 대선 후보로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냈다. TV토론에서 보여준 심 후보의 ‘사이다 발언’은 많은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였고 역대 대선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율인 6.2%를 얻었다. 7월11일 정의당의 새 얼굴을 뽑는 당대표 선거가 치러진다. 이 선거에서 20대 국회 비례대표 초선 의원인 이정미 후보와 19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이던 박원석 후보가 경쟁을 벌인다. 은 6월28일과 29일에 걸쳐 두 후보를 각각 만나, 이들이 한국에서 유일한 원내 진보정당의 미래를 어떻게 구상하는지 들어봤다. 이정미 후보는 당의 조직을 두툼하고 탄탄하게 만드는 ‘임파워링 리더십’을, 박원석 후보는 당 밖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촛불 정계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차별성을 드러냈다. _편집자

6+1 리더십. 박원석 정의당 당대표 후보는 현역 국회의원이 아니다. 이것을 지적하는 이들에게 박 후보가 내놓은 메시지가 바로 ‘6+1 리더십’이다. 정의당 의원 6명이 원내에서 개혁 입법 등의 활동에 주력하며 당의 주목도를 높이고 자신은 당대표로서 당의 외연 확장에 힘을 쏟겠다는 뜻이다.

박 후보는 1994년 참여연대 창립 멤버로 사회활동을 시작해 협동사무처장을 지냈다. 이후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그는 6월28일 서울 공덕동 한겨레 사옥에서 이뤄진 과의 인터뷰에서 “시민운동을 20년 동안 한 저는 시민사회의 의제·비전과 진보정치가 접목되는 지점을 잘 안다. 당대표가 된다면 촛불로 드러난 다양한 우리 사회의 진보세력과 진보정당이 만나는 기회를 적극 추진하겠다”며 시민세력과 진보정당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적폐세력과 가장 치열하게 싸울 것”

박 후보는 내년 지방선거 전략으로 정의당의 정치 후원금을 체계적으로 모아 전액을 지방선거 특별회계로 편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를 통해 능력 있는 후보들이 재정적 부담 없이 정의당 후보로 나설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정의당의 미래를 위해서는 ‘청년 리더십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정의당 산하 청년 정치학교와 청소년 정치캠프를 만들어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이들에게 당직과 공직의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의당은 지난 대선에서 6.2%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런 지지를 받은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 사회의 극단적인 양극화와 불평등의 한복판에 그동안 정치 과정에서 배제돼온 비정규직, 청년, 여성,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가 있다. 심상정 후보가 그들의 목소리를 정확히 내준 것에 반응해 지지를 보내준 거라고 생각한다. 이전까지 진보정당이 국민에게 준 이미지는 폐쇄적이고 삶의 문제와 동떨어진 추상적 주장을 한다는 것이었다. 정의당은 그동안 목소리는 올바르지만 현실정치에선 힘없는 존재로 비쳤다. 그러나 대선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가 느끼던 삶의 문제를 정확히 짚어내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정의당의 출발점은 여기다. 우리가 대변할 사람이 누군지, 어떻게 그들을 대변할지 분명하게 말하는 정당으로 가야 한다.

5당 체제 속에 진보정당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이번 선거에서 ‘양손잡이 민주주의’ 슬로건을 내걸었다. 왼손으로 뚜렷한 가치와 비전을 내세워야 한다. 적폐 청산과 정상국가에만 머무르지 않는 복지국가로 가는 차별성을 보여줄 거다. 오른손으로 현실에서 유능한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할 개혁에서 우리의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적폐 청산에 저항하는 세력과 가장 치열하게 싸우는 주체가 정의당이 되어야 한다. 때로 시대적 과제의 비전을 한발 앞서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원내 6석이라는 현실정치의 한계에 갇힌 정당이 아니라, 비전을 갖춘 정당이라는 국민의 인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촛불 정계 개편 이루겠다”

정당 지지율 15%를 목표로 한다고 했다. 구체적 방안이 있나.

그 정도는 돼야 내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까지 유력 정당으로 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 그러려면 몇 가지 과제가 있다. 하나는 활발한 의정 활동을 통해 입법 성과를 만들어내고 정의당의 주목도를 높이는 것이다. 둘째는 국회 밖의 영역이다. 우리가 만나야 할 사람들은 진보정당 밖에 훨씬 많다. 그들의 요구와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그걸 당 안에 끌어당겨 외연을 넓히면서 더 큰 정당으로 가려는 의식적 노력이 있어야 한다. 나는 그걸 ‘촛불 정계 개편’이라고 이름 붙였다. 정당 밖에서 만나야 할 다양한 사회세력은 비정규직·여성·노동자와 환경·생태·평화·인권을 중시하는 국민의 의견을 대표하는 다양한 단체들이다. 이 사람들과 새로운 진보 제1야당이 되는 길을 모색하고 그걸 목적의식적으로 추구해야 한다. 시민운동을 20년 동안 한 저는 시민사회의 의제와 비전이 진보정치와 접목하는 지점을 잘 안다. 당대표가 된다면 촛불로 나타난 다양한 진보세력과 진보정당이 만나는 기회를 적극 추진하겠다.

정의당 대표가 되면 이것만은 꼭 달성하겠다는 3가지가 있다면.

첫째는 정의당 대표가 되지 않아도 꼭 해야 하는 일이다. 선거제도 개혁이다. 정의당을 위해서가 아니라 민의의 반쪽만 대변하는 왜곡된 민주주의가 되지 않기 위해 선거제도 개혁은 꼭 필요하다. 정당이 얻은 득표율이 의석수에 제대로 반영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핵심이다. 둘째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필승하는 것이다. 셋째는 당의 미래를 만드는 일이다. 정의당의 다음 세대를 키워내기 위해 청년을 정치의 주체로 만들겠다. 정의당 청년리더십 프로그램 두 가지를 구상하고 있다. 청년 정치학교와 청소년 정치캠프다.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당내뿐 아니라 당 밖 청년까지 참여하고 싶을 만큼 전문성과 깊이를 갖춘 체계적인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만들겠다. 그걸 통해 훈련된 청년을 키워내고 그들이 당직과 공직의 중요 기회를 부여받도록 만들 계획이다.

“난 정치 후원 모금왕”

내년 지방선거 전략은 무엇인가.

지방 공직자 100명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광역단체장은 5곳 이상 출마하고, 기초단체는 선택과 집중을 해서 다수의 당선자를 배출할 계획이다. 그러려면 돈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후보들이 출마할 수 있는 재정적 여건과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정당후원제도가 부활돼 내년까지 150억원을 모을 수 있다. 여기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내가 19대 국회 때 정치 후원 모금왕이었다. 돈 모으는 것엔 자신 있다. 주먹구구식으론 안 된다. 프로페셔널하게 모으는 기획이 있어야 한다. 모금 전문 기구를 특별기구로 구성할 거다. 당내 모금 전략을 함께 논의하고 진행할 분뿐 아니라 마케팅·홍보·모금 전문가를 모셔서 세밀한 전략을 짜야 한다. 우리를 지원하는 노동자·중소상인·시민·당원 대상별 모금뿐 아니라 지역별 모금 계획도 촘촘히 짜서 반드시 목표를 달성하겠다. 내년 상반기까지 모은 정치자금 전액을 지방선거 특별회계로 편성하겠다. 그래서 후보들이 (돈 때문에) 눈치 보거나 주저하지 않고 출마하는 환경을 만들겠다. 선거가 끝나고 빚만 남으면 후보가 나오지 않는다. 당을 믿고 출마해도 개인적으로 재정적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 청년층을 중심으로 출마자가 나올 거다.

경기도지사에 출마할 의향이 있나.

당이 원하면 하는 것이다. 경기도든, 서울시든, 세종시든. 당의 판단과 당원들의 요구에 맡기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현역 의원이 아닌데 잘할 수 있겠느냐는 걱정들이 있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다. 당에 전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례대표 초선 의원 2년차는 정말 바쁘다. 다음 출마 지역구도 정해야 해서 당에 전념하기 여간해선 쉽지 않다. 나는 당에 전념할 조건을 갖추고 있다. 내가 당대표가 되면 의원 6명과 더불어 6+1 리더십이 된다. 그게 6보다 낫지 않겠나.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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