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손학규 후보와 김두관 후보. 한겨레 자료
통합진보당은 결국 아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무능 정당으로 전락했다. 비례대표 경선 부정과 관련해 추진된 이석기·김재연 의원 출당안이 7월26일 의원총회에서 부결돼 당의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 당 게시판에는 탈당하겠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현 당권파 ‘패닉’, 구당권파 ‘통합’
출당안이 부결된 것은 김제남 의원이 무효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의총 멤버는 옛 당권파 6명, 현 당권파 5명, 그리고 옛 당권파가 영입한 전략명부 비례대표 정진후(전교조 출신)·김제남(녹색연합 출신) 의원 등 13명이다. 출당안 가결에는 7표가 필요했는데, 최근 ‘이석기 출당, 김재연 출당 철회’라는 중재안을 내놓았던 김제남 의원이 찬반을 표시하지 않은 무효표를 던졌다. 현 당권파인 강동원 의원은 7월27일 기자회견을 열어 “김제남 의원이 7월23일 의총에서 두 의원 동시출당에 찬성하겠다고 합의했었다”며 격분했다.
이석기·김재연 의원은 ‘통합진보당 소속 국회의원’ 신분을 유지하게 됐다. 몇 가지 변수는 있다. 우선 국회 차원의 제명 추진이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6월29일 두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 안건(제명안)을 공동 발의해 본회의에서 조속하게 처리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 두 의원을 출당시킨 뒤 국회 제명을 추진하겠다는 태도였는데, 출당 자체가 안 됐기 때문이다. 또 국회의원 제명은 본회의에서 3분의 2 이상(200명)이 찬성해야 하는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서 사실관계를 입증해야 하므로 의결이 쉽지 않다. 이석기 의원은 검찰 수사가 변수다. 검찰은 비례대표 경선 부정 사건뿐 아니라, 이 의원이 대표를 지냈던 홍보대행사의 선거비용 보전금 부풀리기 의혹도 수사 중이다.
김제남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에게 “당원들이 겪는 갈등과 대립, 아픔이 깊은데 상처를 치유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강기갑 대표는 당분간 일정을 모두 취소한 채 칩거에 들어갔고, 심상정 원내대표는 사퇴 뜻을 밝혔다. 통합진보당은 두 의원 출당 문제 때문에 아직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등 주요 당직자 인준도 하지 못한 상태다. 당 혁신을 추진해 온 현 당권파가 ‘패닉’에 빠진 반면, 옛 당권파는 ‘통합’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상규 의원은 7월2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희들 마음 같아서는 이정희 전 대표를 포함해 유시민 전 대표, 심상정 원내대표, 노회찬 의원까지 총출동했으면 가장 좋기는 하고,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선 야권연대는 물 건너갈 상황이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공당이 국민에게 약속한 당의 결정사항을 지키지 못한 것은 유감스럽다. 통합진보당의 결정이 국민에게 받아들여질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상처 깊어지고 진보는 늪에 빠졌다
제명안이 부결된 뒤 이석기 의원은 “진실이 승리하고 진보가 승리했다”고 말했다. 김재연 의원은 “상처를 딛고 통합과 단결을 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결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가장 상처를 받은 건 진보정당에 애정과 미련을 가졌던 지지자들이라는 걸, 상처는 깊어지고 진보는 늪에 빠졌다는 걸 이들은 진짜 모르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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