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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임종석·우원식, 휴~

등록 2008-03-07 00:00 수정 2020-05-03 04:25

서울 지역 통합민주당 의원 경쟁력 분석 자료 단독 입수… 지지율 등 설 직전보다 많이 향상돼

▣ 이태희 기자hermes@hani.co.kr

지난 2월27일 서울 여의도구 당산동 통합민주당(민주당)사에서는 색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당의장과 김덕규 전 국회부의장, 천정배 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등 중진급 인사들이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의자에 앉아 있었다. 이틀째 실시된 공천심사위원회 면접 직전의 긴장감이 배어나왔다.

김희선·김덕규·이미경, 누구인지 안다

공천 대상자들을 맞는 공천심사위원들의 책상 위에는 각종 공천 참고 자료들이 쌓여 있었다.

은 민주당이 실시한 서울 지역 소속 의원 24명의 의정활동평가 설문조사 결과를 단독 입수했다. 이 조사는 서울 지역 선거구 중 민주당의 국회의원이 있는 선거구 24곳(18대 불출마를 선언한 김한길·이화영 의원 지역은 제외)에서 2월15일부터 19일 사이에 진행됐다. 표본 수는 각 선거구별로 800명으로, 전체 표본은 1만9200명에 달한다. 이 조사는 각 선거구별 현역 민주당 의원들의 인지도와 의정활동 만족도,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지지도와 비지지도 등을 다각적으로 물었다.

조사 결과, 지지도를 기준으로 봤을 때는 이미경 의원(30.1%)과 임종석 의원(27.1%), 우원식 의원(26.7%)이 ‘톱3’을 차지했다. 특히 이미경 의원과 우원식 의원은 ‘지지한다’는 응답이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보다 많았다. 당선 가능성이 그만큼 높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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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지지율의 평균치(21.2%)를 넘는 이는 김덕규·김근태·노웅래·김희선·최재천·이인영·정봉주 의원 등 모두 10명이었다. 반면 이근식 의원(12.6%)과 김형주 의원(15.0%), 노현송 의원(18.1%)은 최하위 그룹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당 지지율은 12.6%로 나타났다. 이 수치보다 당 지지율이 높게 나타난 지역은 성동을(16.2%·임종석), 양천을(15.2%·김낙순), 동대문갑(15.0%·김희선), 강북갑(14.0%·오영식) 등이었다.

‘누구인지 안다’는 인지도가 가장 높은 이들은 김희선 의원(82.0%·동대문갑)과 김덕규 의원(80.1%·중랑을), 이미경 의원(76.9%·은평갑) 등의 순서였다. 이 3명의 의원은 지역활동을 열심히 하기로 유명하며, 의정활동에 대한 만족도 역시 가장 높았다.

이 조사의 핵심은 각 지역의 당 지지율과 후보 지지율 등을 4분면으로 평가한 결과다. 이 결과를 보면 공천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 위치를 점하는 이들과 불안 또는 위험 위치에 놓인 이들의 상황이 한눈에 드러나기 때문이다.(그래픽 참조)

광주, 7명 중 5명 ‘교체’ 응답 많아

먼저 4·9 총선에서 꼭 투표하겠다는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할 때는 우원식 의원과 이미경·김덕규·노웅래·김희선·임종석·최재천·이인영·정청래·이목희 의원 등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지점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전체 응답자들을 기준으로 할 때의 안정된 지점에 놓인 이들은 임종석·최재천·김낙순·정청래·유기홍 의원으로 바뀌었다. 결국 두 경우 모두 안정적인 상태로 나타나는 이들은 임종석 의원과 최재천 의원, 정청래 의원 3명뿐이었다.

이런 수치도 한나라당이 200석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였던 설 직전의 상황과 비교하면 상당히 변화한 것이다. 서울 지역에 출마한 한 의원은 “솔직히 1월 조사 결과에서는 한나라당 후보에 20~30%포인트 이상 뒤지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상당수가 10%포인트 안팎으로 줄었고,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이는 경우도 많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민주당에서는 호남 현역 의원들을 대상으로도 같은 조사를 했다. 공천에서 탈락하게 될 현역 의원들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초 데이터를 마련하자는 취지에서다. 현역 의원의 물갈이 폭이 다른 지역에 견줘 클 것으로 예상되는 광주와 전남의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고 한다. 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광주의 경우, 현역 의원 7명 가운데 2명을 제외하고는 ‘유지’보다 ‘교체’ 응답이 더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이 “호남 현역 의원을 1차에서 30% 이상 교체하겠다”고 밝힌 데는 이런 조사치가 반영돼 있었던 것이다.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3월 중순까지 지역 공천 작업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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