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darkblue">열린우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후보 내지 않기로 한 속사정 </font>
▣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오는 1월28일 실시될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경선을 놓고 고민을 거듭해온 ‘재야파’가 결국 후보를 내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대신 4월2일 전당대회에 재야파의 맏형 격인 장영달 의원을 당 의장 후보로 출전시켜 구당권파와 중진그룹 등 이른바 ‘실용주의 세력’과 전면적인 노선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원내대표 경선 포기가 당 정체성 회복과 재야파의 당권 장악을 위한 ‘전술적 후퇴’라는 것이다.
“정세균 놓쳐 안타깝다”
하지만 재야파의 선택은 인물난과 보안법 폐지 투쟁을 주도하면서 위축된 당내 입지 등이 고려된 불가피한 선택에 더 가깝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중심의 재야파는 지난 한해 동안 개혁성 강화와 명분론을 앞세워 국가보안법 폐지, 이라크 파병안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재야파 의원 모임인 국민정치연구회에는 43명의 현역의원이 가입했다. 이들은 개혁당 그룹, 개혁 성향 초선 의원 등 80명 이상이 재야파를 지지할 것이라고 자신해왔다.
그러나 정작 원내대표 경선과 4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표선수를 고민해야 할 정도로 궁색한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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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파는 그동안 임채정 의원을 4월 전당대회에 당의장 카드로 내세우고, 그 결과에 따라 5월에 치러질 원내대표 경선에 장영달, 배기선 의원 등을 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그런데 재야파가 지난해 총력전을 펼친 국보법 폐지 투쟁을 거치면서 문제가 심각하게 꼬였다.
이 과정에서 배기선 의원은 폐지 농성을 주도한 재야파와 결별하고 중진그룹이 주도한 한나라당과의 절충을 통한 대체입법론에 적극 가담했다. 당 의장 카드였던 임채정 의원도 지도부 총사퇴로 촉발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난 1월5일 출범한 임시지도부 의장직을 수락하면서 죽은 카드가 됐다. 김근태 장관은 물론, 4월 전당대회 흥행을 염두에 둔 이광재·서갑원 의원 등 친노 직계 소장파 의원들까지 나서 임 의원에게 당 의장 출마를 요청했지만, 임 의원은 끝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4선의 장영달 의원 카드만 남은 재야파는 논란을 거듭했지만 끝내 대안을 찾지 못했다. 한때 당권파에서 김한길, 중진그룹에서 배기선 의원이 출마하는 구도를 상정하고 재야파와 개혁당 그룹이 정세균 의원과 연대해 ‘대리전’을 치르는 방안을 모색했다. 하지만 정 의원이 당권파 및 중진그룹과 손잡으면서 이 방안도 물거품이 됐다. 재야파의 한 의원은 “정 의원은 계파 속성도 옅고, 예결위원장으로 보안법 논쟁에서 비껴 있어 연대가 가능한 카드였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궁색해진 재야파는 1월8일 장영달 의원을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시키는 방안을 꺼내들었다. 장 의원도 “토끼몰이식 파당정치 음모 분쇄”를 외치며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재야파 내부에서부터 논란이 벌어졌다. 김태홍·정봉주·이기우 의원 등은 “당권파와 중진들이 정세균 의원으로 단일화한 뒤 의원들에게 줄서기를 강요하고 있다”며 “당당하게 맞서자”고 출마론을 역설했다. 반면 문학진·우원식 의원 등은 “원내대표 경선에서 패할 경우 4월 전당대회에서 당권 도전 카드가 없어진다”며 반대했다. 재야파 안에서는 장 의원이 국가보안법 폐지 농성을 주도한 강경파로 내몰리면서 의원들 사이에 반감이 퍼져 있어 승산이 없다는 현실론도 강하게 제기됐다.
전당대회 노선 투쟁 승산 있나
재야파는 김진표·정덕구 의원 등을 정책위의장 후보로 내세워 장영달 의원과 러닝메이트로 출전시키는 방안, 유선호·이호웅 의원 등이 대타로 나서는 방안까지 논의했다. 그러나 “명분을 살리기 위해 승산 없는 싸움을 할 수는 없다”는 반론이 거세 모두 폐기됐다.
마땅한 카드를 찾지 못한 재야파는 1월13일 모임에서 ‘4월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힌 장영달 의원의 뜻을 존중하는 형식으로 원내대표 경선 포기를 결정했다.
재야파인 문학진 의원은 “현명한 당원들이 4월 전당대회에서 적절히 각 세력간에 균형을 잡아줄 것”이라며 “4월 전당대회에서 전면적인 노선 투쟁을 전개하면 된다”고 말했다. 전당대회에서 당원들과 함께 뒤집기에 나선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야파 안에서는 “전당대회도 간단치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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