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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카자흐스탄 한인들의 등대

등록 2003-10-02 00:00 수정 2020-05-02 04:23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의 한글 일간지 가 9월 중순 지령 1천호를 넘겼다.

지령 1천호 신문을 받아든 발행인 김상욱(36)씨의 눈앞에는 창간 이후 4년2개월이 어제처럼 되살아났다. 옛 소련이 망한 뒤 카자흐스탄에는 동포 사회가 형성되기 시작해 현재 선교사와 상사 주재원, 유학생 등 700명의 동포들이 살고 있다. 당시 카자흐스탄에는 일부 지역에서만 인터넷을 쓸 수 있어 일주일에 한번씩 배달되는 일주일치의 국내 일간지를 통해 한국 소식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김씨는 1999년 7월14일 “서울 시민과 똑같은 그 시간에 똑같은 그 신문을 본다”라는 포부로 카자흐스탄에서 한글신문을 창간했다.

김씨는 “자칫 소속감 없이 표류하게 마련인 해외 한인사회에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튼튼히 현지사회에 뿌리내리는 한인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그 과정 속에서 한인일보가 등대 구실을 하려고 한다. 한국인 2명, 현지 뉴스담당 카자스흐스탄 기자 1명이 취재·편집을 맡고, 인쇄 1명, 배달 2명 등 모두 6명이 일하는 조그마한 신문사지만 다들 한인일보에 대해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14면짜리 한인일보는 한국 소식, 현지 카자흐스탄 뉴스와 동포 소식, 한인기업 소식들을 전하고 있다. 이 밖에 벼룩시장, 인력뱅크, 오늘의 성구, 대사관 공지사항, 한인회 공지사항, 현지 문화단신 등 한인사회의 정보통 구실을 하고 있다. 물론 신문 발행의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인쇄기가 고장을 일으켜 수리를 하느라 뜬 눈으로 밤을 새운 경우도 있었고, 컴퓨터 바이러스 때문에 신문 편집 프로그램이 다 날아가는 경우도 있었다.

김씨는 지난 1995년 외무부 국제협력 단원의 신분으로 카자흐스탄 알마티 국립대학교 한국어과 교수로 파견됐다. 성적이 우수했던 학생들 중 몇몇은 한국에서 대학원을 마치고 한국어과 교수로 다시 돌아와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김씨는 “이를 볼 때면 늘 가슴이 뿌듯하다”고 말한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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