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열차는 ○○ 방향으로 가는 오늘의 마지막 열차입니다. 승객 여러분들께서는 이용에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플랫폼에 울려퍼지는 역무원의 안내방송이 여러 차례 반복되어도 휴게용 의자에 누워 잠들어버린 승객은 일어날 기미가 없다. 하물며 승강장 한 모퉁이에 맨정신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으로 서서 중얼거리고 있는 승객도 보인다. 지하철 막차가 들어오는 승강장의 긴박함 뒤로 보이는 안타까운 모습들이다.
그 마지막 지하철을 어렵게 탄다 한들 열차 내부의 풍경 또한 일상적이지 않다. 여러 명이 함께 앉아서 가야 할 자리에 드러누운 채 심한 술냄새를 섞어 코를 고는 승객은 결국 열차가 종점에 도착해도 깨어날 줄 모른다. 힘겨운 하루 일과를 마치고 혹은 즐거운 만남의 자리에서 곁들인 반주 한 잔의 길이가 자꾸만 길어져서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서민들의 정겨운 풍경이려니 하고 바라보기엔 왠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내일이면 후회하고 모레면 다시 또 나타나는….
사진·글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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