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 일에 뭐하셨어요?”
“비가 부슬부슬 내려서 막걸리를 마셨는데 지난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어.”
“언제가 가장 떠오르던가요?”
“언제긴. 동호 녀석 분신했을 때지. 그때 그 녀석 죽었으면 나도 따라 죽었을 거야.”
(방종운 콜트악기지회장과의 대화)
죽는 거 빼고 다 해봤다는 말. 콜트·콜텍도 마찬가지. 평생 기타를 만들 줄만 알았지 기타줄 튕기는 법은 전혀 몰랐던 이들이 무대에 서기까지 그 고단함을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을까. 전자기타를 만들던 콜트악기. 통기타를 만들던 콜텍. 같은 사장 두 회사. 부당한 정리해고에 대법원은 엇갈린 판결을 했다. 나중엔 미래에 있을지도 모르는 경영 상황까지 걱정해주며 기타 노동자의 손을 놔버렸다. 그들의 손을 잡은 건 노동을 존중하고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
지난 4월19일로 투쟁 3천 일을 맞은 이들이 더 많은 사람들의 손을 잡기 위해 4월20일부터 노동절까지 12일간 기타를 메고 전국을 돌았다. ‘콜친 3000 + 음악투어’. 관광 명소를 돌아다닌 건 아니다. 때로는 세월호의 아픔이 서린 전남 진도 팽목항을, 때로는 삶의 터전을 위협받고 있는 제주도 강정과 경남 밀양, 강원도 홍천과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를, 때로는 300일 넘게 고공농성 중인 스타케미칼이나 부산 ‘생탁’ 막걸리·택시 노동자의 고공농성장, 먹튀 자본과 싸우는 하이디스 등 노동의 아픔을 겪고 있는 현장을 찾았다. 동병상련. 상처받은 아픔은 전국에 깔린 전깃줄처럼 이어져 있었다. 이들과 함께 손을 모아 콜친(http://goo.gl/BzRBpX)이 되어 음악과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람들의 공간 클럽 ‘꿈의 공장’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
사진·글 정택용*정택용. 일하는 사람들의 땀과 생태를 위협하는 인간의 탐욕에 관심이 많은 사진가. 기륭전자 비정규직 투쟁 1895일 헌정 사진집 를 냈고,‘밀양구술프로젝트팀’이 쓴 속 밀양 주민들의 사진을 찍었다.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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