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아기들아. 딱 한 명만이라도 살아와. 한 명만이라도 제발 살아서 돌아와줘. 튼튼하잖아. 아기들이니까 건강하잖아. 내가 대신 죽어도 괜찮은데. 한 명만이라도 살아와줘. 수학여행 즐거운 건데. 나도 갔다 온 건데. 그거 별거 아니야. 가서 춤추는 거 노래하는 거 레크리에이션 좀 보고 나면 끝나는 건데. 얼른 와. 너네 때문에 우리 모두가 힘들어. 한 명만이라도 돌아온다면 내가 정말 행복할 것 같아. 나 행복하고 싶어. 난 국화꽃 같은 거 놓기 싫어. 살아 있는데 왜. 빨리 와. 기다릴게. 우리 행복하게 살아보자. 얘들아, 아기들아. 빨리 돌아와줘. 제발 부탁이야. 누구라도 괜찮아. 나쁜 일 했어도 괜찮아. 다른 애들 때렸어도 너 하나만 괜찮으면 난 다 좋아. 아기들인데. 교복 말고 뭐 입어본 게 있겠어. 세상에 맛난 음식 얼마나 많은데. 갈 수 있는 곳 얼마나 많은 줄 알아? 한 번만. 다신 얘기 안 할게. 제발 부탁이야. 딱 한 번만 돌아와줘. 내가 밥도 커피도 많이 사줄게. 제발 부탁해. 우리 아기들 괜찮아. 어른들은 얼마든지 견딜 수 있어. 우리 착한 아기들. 한 명만이라도 돌아와줘. 내가 밤마다 기도할게. 우리 아기들 꼭 돌아와. 내 소원이야. 내가 대신 죽을게. 못 죽으면 뭐라도 할게. 부탁이야. 얘들아 죽지 마. 사랑해. 꼭 돌아와.” 이렇게 적힌 메시지가 4월23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단원고등학교 정문에 붙어 있다. 4월25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세월호 침몰 사고로 희생되거나 실종된 단원고 교사와 2학년 학생은 26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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