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아기들아. 딱 한 명만이라도 살아와. 한 명만이라도 제발 살아서 돌아와줘. 튼튼하잖아. 아기들이니까 건강하잖아. 내가 대신 죽어도 괜찮은데. 한 명만이라도 살아와줘. 수학여행 즐거운 건데. 나도 갔다 온 건데. 그거 별거 아니야. 가서 춤추는 거 노래하는 거 레크리에이션 좀 보고 나면 끝나는 건데. 얼른 와. 너네 때문에 우리 모두가 힘들어. 한 명만이라도 돌아온다면 내가 정말 행복할 것 같아. 나 행복하고 싶어. 난 국화꽃 같은 거 놓기 싫어. 살아 있는데 왜. 빨리 와. 기다릴게. 우리 행복하게 살아보자. 얘들아, 아기들아. 빨리 돌아와줘. 제발 부탁이야. 누구라도 괜찮아. 나쁜 일 했어도 괜찮아. 다른 애들 때렸어도 너 하나만 괜찮으면 난 다 좋아. 아기들인데. 교복 말고 뭐 입어본 게 있겠어. 세상에 맛난 음식 얼마나 많은데. 갈 수 있는 곳 얼마나 많은 줄 알아? 한 번만. 다신 얘기 안 할게. 제발 부탁이야. 딱 한 번만 돌아와줘. 내가 밥도 커피도 많이 사줄게. 제발 부탁해. 우리 아기들 괜찮아. 어른들은 얼마든지 견딜 수 있어. 우리 착한 아기들. 한 명만이라도 돌아와줘. 내가 밤마다 기도할게. 우리 아기들 꼭 돌아와. 내 소원이야. 내가 대신 죽을게. 못 죽으면 뭐라도 할게. 부탁이야. 얘들아 죽지 마. 사랑해. 꼭 돌아와.” 이렇게 적힌 메시지가 4월23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단원고등학교 정문에 붙어 있다. 4월25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세월호 침몰 사고로 희생되거나 실종된 단원고 교사와 2학년 학생은 262명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이 23일 오후 전남 진도 진도읍 동와리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실종자의 사진을 이불에 놓고 링겔을 맞고 있다. 진도/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시신이 24일 오후 전남 진도 진도읍 동와리 진도공설운동장에서 장례식장으로 운구되기 위해 육군헬기로 옮겨지고 있다. 진도/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안산 단원고 세월호 사고 희생자 분향소 안산 올림픽 기념관. 안산 단원도 앞/20140423/정용일
광고
• [표지이야기] 폐허에 성난 눈만이 서성인다
• [표지이야기] 상처받은 10대 카톡 채팅
• [표지이야기] 단원고 3일간의 기록 -“꽃 아직 예쁘다, 다 같이 사진 찍으러 가자”
• [표지이야기] 돈만 좇은 ‘탐욕의 운항’
• [표지이야기] 정혜신 박사와 나눈 ‘PTSD 포켓북’ 같은 인터뷰 “슬픔 속으로 뛰어드세요”
• [표지이야기] 류희인 전 NSC 사무차장 인터뷰 “캐비닛에 처박힌 매뉴얼이 2800여권”
광고
한겨레21 인기기사
광고
한겨레 인기기사
[속보] 우원식 “개헌 논의 미루자…한덕수가 정국 혼란 야기”
[속보] 대선 출마 이재명, 당대표 사퇴…“국민과 역경 함께하겠다”
“김건희 면박에 강아지 안고 웃기만”…윤석열 캠프 대변인 증언
[속보] 미국, 한국 25% 등 상호관세 발효…중국엔 104%
이재명 ‘대표’의 마지막 지시는 ‘이완규 임명 저지와 추경’
마은혁 헌법재판관 취임…“민주공화국 흔들리지 않도록 힘 보태겠다”
[속보] 대통령 권한대행 헌법재판관 임명 방지법 법사위 통과
통일부 장관의 ‘현안 없는’ 일본 출장…대통령 파면 뒤 외유 논란
홍준표 “용산 대통령실은 불통·주술의 상징…다시 청와대로”
계엄 직후 “사인으로 돌아가겠다”던 이완규, 이제는 ‘사퇴 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