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람처럼 빠르지는 않지만, 한 사람은 드릴로 구멍을 내고 한 사람은 나무가 움직이지 않게 잡아주며 서로 믿고 도와가면서 일한다.
서울 은평구 역촌노인복지관에 위치한 ‘우당탕목공소’에선 평균연령이 70살인 어르신 12명이 하루 2시간씩 격일로 돌아가며 가구를 만든다. 2011년 7월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작은 우편함을 만들며 시작된 것이 지금은 책장, 의자, 수납장, 어린이 교구장 등을 만들어 여러 곳으로 판매할 만큼 전문화됐다. 나무를 자르고 깎고 다듬어야 하는 거친 일이라 위험하고 기력도 필요하지만 그동안 작은 사고 한번 없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일하는 탁경태(72)씨는 “금전적인 부분도 있지만 아침에 일어나 일터로 나갈 수 있다는 소속감을 느껴서 더 좋다.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하다”고 말한다. 2013년 현재 우리나라는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12.2%를 차지하고 있다. 해마다 고령화되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심판분(73)씨는 “취직하려 해도 나이를 물어보고는 바로 퇴짜를 놓는다. 식당일에도 써주지 않는다. 나이가 어때서 그러는데, 난 아직 젊어!”라고 한다.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려 하니 백발이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란다.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세월의 문제, 이제는 함께 공감하며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할 때다.
사진·글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목공소에서 일하는 어르신들은 평균연령 70살이란 나이가 어울리지 않게 활기차고 바쁘게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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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분씨는 여자이지만 남자 못지않게 못질·톱질 등을 아무렇지 않게 해낸다.
연필꽂이, 수납장 등을 저렴한 가격으로 장터에서 팔고 있다.
모든 제품은 만들어서 납품하기까지 어르신들이 직접 한다.
나무를 절단하기 위해 신중하게 톱과 나무의 절단면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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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서와 작업한 제품이 맞는지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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