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경치와 유구한 고대 불교 문화를 간직하고 있어 ‘찬란하게 빛나는 섬’이란 뜻을 지닌 스리랑카는 인도 대륙의 동남쪽 인도양 위에 있는 작은 섬나라다. 인구의 70%가 넘는 싱할라족과 소수의 타밀족으로 구성된 이 나라는 두 민족 간의 치열한 내전이 26년간 지속돼 그동안 외국인의 여행이 자유롭지 못했지만, 지난해 6월 내전이 종식 된 뒤 가 2010년 가볼 만한 나라 1위로 뽑을 만큼 세계인의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
스리랑카 제2의 도시 ‘캔디’(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싱할라 고대 왕국의 마지막 도읍지)에서 해발 1천m가 넘는 산맥을 넘어 도착한 중부내륙 고원지대의 마이앙가라 원시 부족 마을. 이곳에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누리며 살아가는 베다(Vedda)족이 있었다. 싱할라족이 들어오기 훨씬 전 선사시대(약 3만 년 전)부터 스리랑카에 뿌리를 두었다는 베다족은 인류의 가장 기층적 인종형의 하나인 베디데(Weddide)의 모습을 지녔으며, 대체로 키가 작고 곱슬머리에 암갈색 피부를 갖고 있다. 현재는 4천여 명 정도가 남아 스리랑카 중동부 산악 지역에 흩어져 부락을 이뤄 살고 있다.
베다족은 스리랑카 정부의 산림보호 정책과 관광지 개발에 따라 조상 대대로 살던 터전인 밀림에서 조금씩 밀려나 싱할라족에게 흡수되면서 종족 보전과 부락 유지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생활환경과 문명의 발전에 따라 현대 문화를 접하다 보니 조금씩 변화를 받아들이는 베다족도 있지만, 나름대로 사명감을 갖고 종족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또한 안타까운 것은 베다족 고유의 언어가 사라져 싱할라어의 방언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이앙가라(스리랑카)=사진·글 강재훈 선임기자 한겨레 사진부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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