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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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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동설한 칼바람이 만들어낸 별미

우리나라 황태 70% 생산하는 강원 인제군 용대리 덕장들…
온난화로 외국산 명태 쓰지만 애주가 홀리는 맛은 여전
등록 2010-02-04 14:41 수정 2020-05-03 04:25
강원 인제군 용대리 황태 덕장에서 주민들이 명태 널기에 한창이다.

강원 인제군 용대리 황태 덕장에서 주민들이 명태 널기에 한창이다.

진부령과 미시령이 갈라지는 강원 인제군 용대리. 내설악으로 들어가는 도로를 지나 큰길을 조금만 벗어나면 여기저기 대형 덕장마다 빽빽이 걸려 있는 명태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밤에는 영하 20℃ 밑으로 떨어지고 낮에도 영상을 넘지 못하는 기온, 많은 눈으로 인한 습기, 적당한 햇빛과 차가운 바람이 이곳 용대리를 황태 생산의 최적지로 만들어놓았다. 여기서 생산된 황태는 우리나라 전체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추운 겨울의 햇살을 받으며 얼기와 녹기를 수차례 반복하면 질 좋은 황태가 된다.

추운 겨울의 햇살을 받으며 얼기와 녹기를 수차례 반복하면 질 좋은 황태가 된다.

그러나 한류 어종인 명태는 온난화와 어족자원의 고갈로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더 이상 잡히지 않는 어종이 됐다. 황태도 이젠 대부분 러시아와 일본에서 잡아온 명태를 쓴다. 매년 1~2월 러시아와 일본 근해에서 잡은 명태는 속초에서 속을 따내고 냉동 기간을 거친 뒤 이곳으로 옮겨져 12월부터 건조 작업을 시작한다. 3개월 동안 덕장에서 찬 공기를 맞으며 스무 번 이상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 노릇한 속살을 가진 황태가 완성된다. 특히 올해같이 추운 날이 많은 겨울을 보낸 황태는 품질이 좋아서 이곳 주민들은 벌써부터 최상품 황태를 수확할 기대에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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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는 마른 생선이지만 방망이질이 필요 없을 정도로 부드러운 육질을 자랑한다. 누군가의 밥상에서는 담백한 국물로, 또 어딘가에선 양념옷 잘 입고 고소하게 구워져 애주가들을 유혹하는 술안주로 태어난다. 엄동설한과 칼바람이 빚어낸 최고의 맛, 겨울철 건조 작업이 한창인 인제의 황태 덕장을 가봤다.

새로 들어온 명태를 정리하고 있는 주민. 이 명태들은 러시아산이 대부분이다.

새로 들어온 명태를 정리하고 있는 주민. 이 명태들은 러시아산이 대부분이다.

며칠 전 내린 눈을 고스란히 맞은 명태.

며칠 전 내린 눈을 고스란히 맞은 명태.

덕장 한구석에 차려진 모닥불을 쬐며 잠시 추위를 녹이는 주민들.

덕장 한구석에 차려진 모닥불을 쬐며 잠시 추위를 녹이는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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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를 널고 있는 한 주민의 입김이 추운 날씨를 가로지른다.

명태를 널고 있는 한 주민의 입김이 추운 날씨를 가로지른다.

용대리 일대의 덕장에 걸려 있는 명태들이 장관을 이룬다.

용대리 일대의 덕장에 걸려 있는 명태들이 장관을 이룬다.

인제=사진·글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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