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전북 군산의 금강호에 밀렵의 위협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천연기념물인 철새까지 희생되고 있다. 지난 11월13일 금강호에 날아든 천연기념물 저어새가 날개가 꺾인 채 구조됐다. 총탄을 맞은 듯 날개뼈까지 드러난 저어새는 더 이상 날 수 없을 만큼 상처가 깊다. 이렇게 구조된 새들은 한국조류보호협회로 옮겨 치료를 받는다. 우리에는 치료를 마친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와 황조롱이, 독수리 등과 가창오리 같은 철새들이 회복을 기다리고 있다. 냉장고는 죽은 채 발견된 천연기념물 새들로 가득 차 있다.
한국조류보호협회 군산지부에 따르면, 금강호 부근에서 희생된 새는 해마다 200마리 안팎에 이른다. 김명수(55) 군산지부 부지부장은 “밀렵에 의한 것도 있고, 자연적으로 ‘로드킬’당하거나 독극물을 먹은 쥐나 새를 먹고 2차 감염돼 죽은 것도 있다”고 말했다. 먼 길을 날아온 금강호 철새들은 지금도 밀렵의 위협으로 휴식처가 소란스러워 잠시도 편히 쉬지 못한다. 다행히 회복된 새들은 다시 자연의 품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밀렵과 같은 위협이 공존하는 현실에서 생태자원이 경쟁력이라는 말은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조규식(55) 군산지부장은 “생태자원을 훼손시키는 행위는 하늘이 우리에게 준 선물을 버리는 것”이라며 4대강 사업을 걱정했다. “환경 살리기라는 명목으로 4대강 사업을 하겠다니, 자다가도 웃을 일이야. 강은 멈추면 죽고, 고이면 썩는 거야. 강바닥을 파헤쳐 보를 설치하기 위해 3년여를 공사한다면 철새들의 지상낙원인 금강에 가창오리나 다른 희귀종 새들이 찾아올 수 있을까. 가창오리 떼의 군무를 올해 보지 않으면 영원히 볼 수 없지 않을까.”
군산=사진·글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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