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동안 금속공예에 매달린 박해도씨의 화려한 은공예품들… 선진국을 이길 기술이 있는데도 계승할 길이 없는 게 답답하여라
▣ 글·사진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독수리 한 마리가 금속조각이 지저분하게 흩어져 있는 공장 한가운데에 앉아 있다. 금방이라도 은빛 날개를 퍼덕거리며 창공으로 날아오를 것 같다. 이제 며칠 있으면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눈부신 날개를 선보이게 된다. 꼬박 4년 동안 기다려왔던 비상이다.
이 은독수리는 1966년부터 서울 답십리에서 금속공예 일을 해온 박해도(52·실버메인아트)씨의 은공예 작품이며, 8월1일부터 20일까지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06 대한민국 대한명인전’에 박씨의 다른 작품 30여 점과 함께 출품될 예정이다. ‘대한명인전’에는 박씨의 작품 외에도 고지도, 전각, 전통도검 등 67개 분야의 1500여 작품들이 전시, 시연된다.
박해도씨는 지난 40년 동안 1만 척 이상의 크고 작은 거북선과 용, 학, 불상, 화병 등을 은으로 만들어왔다.
“이곳은 한국 유일의 거북선 공장입니다. 은으로 용이나 거북선을 만드는 것은 한국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은덩어리에 힘차게 망치질을 하던 박씨가 자신 있게 말한다.
“박물관에 있는 몇백 년 전 유물을 완벽히 재현해낼 수 있는 기술을 찾았다면 그 기술의 복원도 나름대로 의미는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상 몇백 년 동안 겨우 제자리걸음을 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금 내가 만들고 있는 망사기법의 은독수리나 정교한 은용조각 등은 예전엔 없던 새로운 기술의 산물입니다. 특히 은독수리는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는 바로 선조들의 기술을 발전시켜 새로운 것을 창출해낸 것입니다.”
자신의 기예를 국가가 몰라주는 것이 섭섭하진 않다. 선진국을 이길 수 있는 기술이 있는데도 체계적으로 계승, 발전할 장치가 없는 것이 답답할 뿐이다.
“티파니 같은 유명 보석상에선 은세공으로 만든 시계가 3천만원에 거래됩니다. 원가를 따진다면 30만원도 채 안 될 것입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엄청난 부가가치가 있습니다.”
박씨에겐 지금 후계자가 한 명밖에 없다. 꼬맹이 시절부터 아버지의 일을 지켜본 딸 박소영(27)씨가 타고난 손재주로 그의 기술을 하나씩 익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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