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동무에 손주돌보기까지 해주는 서울 신당사회복지관 복지사들
“가정 방문해 의료서비스만 제공하고 발길 휙 돌릴 수 없어요”
▣ 사진·글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오전 11시를 전후해 서울 중구 신당 종합사회복지관의 지하식당은 분주하다. 여남은 아줌마들이 주방과 홀에서 밥과 반찬을 만들어 도시락을 싸느라고 정신이 없다. 식사를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노인들과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에게 점심 도시락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중림동의 ○○○ 할아버지는 병원 간다고 도시락을 집 앞 슈퍼에 놓고 가래요.” 준비된 도시락을 들고 나가는 이들에게 주의사항이 전달된다. 매일 평균 100개 이상의 도시락들이 중구 일대에 배달된다.
신당 종합사회복지관의 이수경(35)씨는 이 일을 관리하는 재가복지담당 사회복지사다. “사회복지사만으로는 이 일을 다 할 수 없어요. 주방에서 일하는 분과 배달 나가는 분 모두 자원봉사자들이죠. 저분들 도움 없이는 절대 불가능합니다.”
사회복지사협회에 따르면 사회복지사는 경제적·심리적·주변환경적 문제를 가지고 있거나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상자들에게 접근해 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문제해결 방안들을 대상자들에게 알려줘 직접 문제에서 벗어나도록 도움을 주는 일을 한다. 하지만 이런 건조한 정의가 실제 현장에선 좀 다르다. 대상자들의 집안 청소나 잔심부름을 해주고, 샴푸와 린스 사용법을 알려주며, 말동무와 화투 친구가 돼주고. 냉장고 속도 살핀다. 뇌졸중으로 누운 할아버지의 소변 줄을 갈아주러 간 가정간호사는 손주 돌보기에 시간을 더 들여야 하고, 다리가 아픈 아주머니를 찾은 물리치료사는 그 집 아들의 합기도 실력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요즘 들어서는 기업의 사회공헌과 자원봉사 활동을 도움이 필요한 이들과 연결하는 코디네이터 역할도 주요한 일이 되었다.
성장만 바라보다 가끔 한 번씩 분배를 돌아보기보다는 항상 분배를 염두에 두길 우리에게 말한다.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좀더 관심을 가져 국민들 삶의 질 향상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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