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변화하고 있는 일본 도쿄의 에다가와 조선인학교… 혁명가와 남조선 노래를 함께 흥얼거리며
▣ 도쿄=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 글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일본 도쿄 고토구의 에다가와 조선인 학교.
조선말 배우랴, 일본말 배우랴, 주중 닷새의 수업시간이 모자라 에다가와 학생들은 토요일에도 나와 수업을 받는다. 5월14일 오전에는 전교생이 운동장에 나와 그림을 그렸다. 저학년은 소방차를 그리고, 고학년은 학교 풍경을 그렸다.
한때 180여명에 이르던 학생 수는 차츰 줄어 올해는 60명이다. 1996년엔 중급부가 없어졌다. 일본 사회의 ‘소자화’(아이를 적게 낳는 현상) 때문이기도 한데, 낡은 학교 건물 아래 줄어드는 학생들을 보는 교사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현재 한 반의 학생 수는 10명 내외. 일본인 학교 학생 수가 30명 정도인 걸 보면 아주 적은 숫자다. 하지만 학생들은 예의 바르면서도 착하고, 선생님을 잘 따른다. 한국이나 일본 학교에서 나타나는 ‘왕따’나 ‘학교 붕괴’ 현상도 없다.
조선인 학교는 변하고 있다. 2002년 교실마다 붙어 있던 김일성·김정일의 초상화도 내려졌고, 교과서도 북한 일변도의 내용에서 탈피해 통일 조국을 염두에 두고 개편됐다.
하지만 변화의 속도는 일반이 느끼기 힘들 정도로 느리다. 되레 북한의 근대와 일본의 탈근대가 아이들에게서 교차한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다. 아이들은 음악시간에 혁명가를 배우다가도 쉬는 시간엔 남조선 노래를 흥얼거린다. 집에 가서는 인터넷을 뒤적거리고, 영어 과외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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