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졸브 훈련 파주/ 20130314/정용일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이 녹았다. 새 생명이 돋아날 대지 위로 묵직한 전차의 무한궤도가 지나가면 깊게 팬 황토 위로 흙탕물이 모여든다. 군화 밑창에 달라붙은 질퍽한 진흙 더미가 병사들의 발길을 움켜잡는다. 키리졸브 한-미 합동 군사훈련이 열리고 있는 3월14일 오전, 경기도 파주의 한 훈련장에서 한국군의 박격포 훈련이 한창이다.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제재 결의 이후 북한은 이미 정전협정 백지화와 불가침협정 폐기를 선언했고 “서울과 워싱턴을 정밀 핵타격으로 불바다를 만들겠다”는 등 연일 위협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제재와 위협의 악순환. 남북한의 정세는 벼랑 끝으로 달리고 있다. 한반도의 땅은 녹고 있지만 그 땅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 봄은 아직 멀게만 느껴진다.
파주=사진·글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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