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피의자
2009년 4월30일. 역대 대통령 가운데 세 번째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14년 만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중의 비리 혐의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혐의 입증을 자신했고, 노 전 대통령 쪽은 “검찰이 진술 이외에 객관적 증거자료를 제시한 게 없다”고 맞섰다. 법원 판결이라는 ‘법적 평가’ 절차도 남아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청사를 들고 나는 모습은 씁쓸함을 넘어 허탈감마저 부른다. ‘상식적인 시민’의 열광적인 사랑을 받았던 대통령이었기에, 그가 남긴 상처는 전·노 두 전직 대통령 때와는 결이 다르다.
5월1일 새벽 겸연쩍은 표정으로 검찰청사를 걸어나오는 노 전 대통령은, ‘노짱’이 부정한 돈의 고리를 끊고 새로운 정치 문화를 만들어주기를 열망했던 수많은 ‘희망돼지’들에게 그들이 품었던 우리 사회에 대한 희망마저 검찰에 소환된 건 아니라고 말해줄 수 있을까.
사진 사진공동취재단·글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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