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현 기자 groove@hani.co.kr
오늘은 목요일이다. 성북동 공부방 아이들을 가르치러 나서는 길에 집 앞 우체통을 살펴본다. 어김없이 꽂혀 있는 <한겨레21>. 덜컹거리는 지하철 안에서 펼쳐본다. 독자 김희연(30)씨의 일상이다.
“창간호부터 봤어요. 아버지가 모 통운회사에서 <한겨레21>을 지방에 발송하는 일을 담당하셨는데, 아버진 보수적이긴 하셨지만 문자중독증에 걸린 고등학생 둘째딸이 뭐든지 열심히 읽는 걸 아셨기에 남는 잡지를 하나씩 가져다주셨죠.” 대학에 와서도 가판대를 꾸준히 찾았던 스무살의 희연씨를 향해, 어느 날 영어학원에서 만난 한 아저씨는 “너 그거 이해하고 보는 거니”라고 묻기도 했다. 어쨌거나 지금은 3년째 정기구독 중이다.
“내가 반해버린 문장, 스크린 가사라대, 정치의 속살 같은 쪽 기사들을 좋아합니다.” 마음에 안 드는 칼럼도 하나 있다. “그게 뭔지 가르쳐드리긴 곤란하고요, 가끔 <한겨레21> 전체에서도 받는 인상이니 이유만 설명드리자면, 너무 ‘앞서가는 척’을 하듯 보인다고나 할까요. 그건 ‘뒤처지는 것’보다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잠시 갸우뚱하던 그는 “진정성을 잃은 진보는 보수보다 못하다는 말로 갈음할게요”라고 덧붙인다.
그의 직업은 자유기고가. 여기저기 글을 쓰기에 <한겨레21>을 읽으면 반사적으로 기획회의와 편집과정을 짐작하게 된다. “그 수고로움들에 제 마음이 미칠 때 또 덥석 잡지가 좋아지는 거죠.” 자유기고가라 소속은 없지만 “소속 없이 누구나 잘살 수 있다”고 강조하며 “아자!”라고 외치는 그는 ‘씩씩한 희연씨’다.
요즘은 미국 TV시리즈
“앞으로 30년간 밀어보려는 사진인데 괜찮을까요. 과도한 설정샷이라 민망하지만 나름대로 시대를 반영하는 차원에서 실어주세요~.” 그래서 그가 보내온 사진을 그대로 실었다. “제가 내놓는 것보다 많은 걸 얻으며 살고 있는 삶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정기독자 인터뷰도 그중 한 가지예요." <한겨레21>도 꾸벅 고개 숙여 감사함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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