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에 ‘선명성’ 부채질하는 극우단체들… “기회주의 처신으로 보수정당 자격상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한나라당의 정체성 재정립 논란과 관련해 당 안팎에서 수구냉전의 껍질을 벗고 합리적 보수세력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극우 성향의 단체와 논객들은 ‘선명성’을 주문하고 나서 대조를 보이고 있다.
남경필 의원 등 당내 소장파 의원들이, 최 대표가 5·6공 세력에 발목이 잡혀 당의 환골탈태를 이뤄내지 못해 현재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보는 반면, 이들은 “남북의 무장이념 대치 상황에서는 이념이 가장 큰 전략이란 한국 정치의 근본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념과 전략을 전술에 부속시킨” 기회주의적 행태가 위기의 본질로 보고 있는 것이다. 반핵반김청년운동본부, 민주참여네티즌연대 등 보수단체로 구성된 ‘바른선택 국민행동’(공동대표 서정갑 등 4명)이 최 대표를 4·15 총선의 ‘낙선 대상자’로 올린 이유다.
대표적인 극우 논객인 조갑제 발행인 등이 최 대표 체제의 한나라당을 ‘기생정당’이라고 비난하고 나선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지난해 노 대통령이 재신임을 제안했을 때 정면승부를 받아들이든지 재신임 투표의 초헌법적 발상과 여러 실정을 들어 탄핵을 추진하든지 했어야 하는데, 그 어느 것도 하지 않고 대결의 시간을 미룸으로써 정국 주도권을 상실하고 대선자금 수사라는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신행정수도 건설에 찬성했다는 이유다. 조 발행인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행정수도 이전으로 위장한 정부의 망국적 천도 계획에 대해 국가 정통성과 안보와 경제적 입장에서 당연히 반대해야 했을 최 대표는 충청표를 의식해 반대 입장이던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억지 찬성표를 던지게 했다”며 “국가이익을 포기하고 일부 지역표를 얻기 위해 정부 입장에 편승한 기회주의적 처신으로 한나라당은 보수정당의 자격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공부가 없는 보수 정치인은 좌파에게 이용당하고, 이념이 없는 보수 정치인은 기회주의의 함정에 빠짐으로써 결과적으로 보수 중산층을 배신한다는 것이 1993년 이후 목격한 바”라며 “신우파 또는 신보수를 대망(待望)하는 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이런 허전함에서 나온다”고 주장했다. 조 발행인은 한나라당이 ‘살 꾀’를 몇 가지 제안했는데 △국익과 헌법과 자유를 수호하려는 전투적 의지를 보여준다 △김대중·김정일 눈치를 보지 말고 건전한 국민들이 다수 존재한다는 확신으로써 제3당을 각오하고 이념적 소신을 유지한다 등의 주장은, ‘정말 건전한 시민’들의 상식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인다.
한나라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와 조 발행인 모두 ‘정체성 재정립을 통한 신보수 확립’이라는 비슷한 표현의 진단을 내놓고는 있지만, 본질에 대한 진단이 다른 터라 처방도 다르다. 어떤 처방전을 집어들지는 한나라당의 선택에 달려 있다. 문제는, 현재 한나라당 의원들의 인적 구성을 보면 소장파 의원들이나 여의도연구소쪽의 환골탈태 주문보다는 조 발행인의 주장에 귀기울이는 의원들이 더 많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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