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루무치=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김일씨는 올해 스물여덟 된 조선족 청년이다. 태어난 곳은 중국 옌볜 조선족자치구. 그가 정든 고향을 떠나 중국의 서북단 끝 신장웨이우얼자치구의 수도 우루무치로 옮겨온 것은 3년 전이다. “고향에서 취직을 해서 버는 것보다 여기서 관광 가이드를 하면 더 큰 돈을 벌 수 있거든요.” 김씨처럼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일본으로 한국으로, 아니면 중국 내 다른 지역으로 옮겨간 조선족 수는 이미 헤아리기조차 힘들다. 한-중 수교가 이뤄지기 전인 1990년대 초만 해도 200만 명에 이르렀던 조선족자치구의 조선족 수는 이제 50만 명대로 내려앉았다.

우루무치에 처음 정착한 한국인은 그의 큰아버지였다. 신장웨이우얼자치구가 중화인민공화국에 병합된 뒤, 중국 정부는 웨이우얼족을 중국 사람으로 동화시키기 위해 다른 소수민족들을 이곳으로 이주시켰다. “대학 졸업생들에게 집과 직업을 줘가며 강제로 이주시켰다고 해요. 그때 큰아버지도 이곳에 들어와 터 잡고 산 거죠.” 5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조국의 남반부 사람들은 놀라운 경제 성장을 이뤄냈다. 그 경제력을 기반으로 ‘조선 사람 코빼기도 볼 수 없던’ 이곳 오지에 해마다 2만 명의 한국 관광객이 몰려든다.
“저희끼리 일본 관광객과 비교를 많이 하거든요. 한국 사람들은 뒤끝이 없어 좋아요.” 일본 관광객은 관광 다닐 때는 말없이 조용하다가, 일본으로 돌아가 불만사항을 항의하는 바람에 가이드가 곤란을 겪는 일이 많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은 불만이 있으면 바로바로 말하니까, 저희가 더 편하죠. 헤어질 때 되면 수고했다고 팁도 후한 편이고.”
결혼은 아직 못했다. 우루무치에 정착한 뒤 위구르족 여성과 1년 정도 만났는데, 삼겹살을 못 먹게 해서 살 수 없었단다(위구르족은 이슬람교를 믿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불경스러워한다). 그의 할아버지의 고향은 경기도 어디쯤인데, 1930년대 만주로 이주했다. “한국은 아직 가보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한국이 저렇게 버텨주니까 중국 사람들이 조선족들을 무시 못하고 대우해주거든요. 중국 애들이 가질 수 없는 취직 기회도 많고. 그런데 제 얘기 정말 쓰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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