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불량자를 양산하는 것은 역시 신용카드다. 신용회복지원위원회가 10월 한달 동안 접수한 상담자들을 대상으로 주로 빚을 진 금융기관을 분석한 결과, 신용카드사가 49.1%로 전체의 절반에 육박했다. 이어 은행이 22.5%, 여신전문업체 8.3% 등이었다.
그러나 빚의 규모는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총채무액이 2천만원 이하인 사람이 전체의 40.7%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2천만원 이상 5천만원 이하가 34.0%였다. 5천만원 이하가 전체의 74.7%를 차지하는 것이다. 위원회 관계자는 “이런 특징은 소득이 낮은 채무자가 자금융통을 위해 손쉬운 대출수단인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로 돌려막기를 하다 신용불량자가 된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신용불량자가 더 늘고 있는 것도 신용카드사들이 신용카드 사용한도를 줄이자 카드 돌려막기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카드 돌려막기가 어려워졌다고 해서 상황을 일시적으로 모면하려 노력하면 자칫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금융감독원 조성목 비제도금융팀장은 “카드빚에 시달리는 사람은 처음에는 돌려막기를 하다가 그 다음에는 물건을 산 것처럼 꾸며 비싼 선이자를 떼는 카드깡, 마지막에는 자동차깡(자동차 할부구매)에 빠져드는 순서를 밟는다”고 말했다. 자동차깡이란 수천만원 하는 대형차를 카드로 구매해 즉시 중고시장에 내다팔아 현금을 확보하는 수법을 말한다. 그는 “자동차깡을 하게 되면 당장 거액을 챙길 수는 있지만, 원리금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에 차깡은 갱생불능의 길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 되기 쉽다”고 덧붙였다.
한편 상담자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30대가 전체의 35%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40대가 29.5%, 20대가 19.3%, 50대가 12.1%였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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