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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한국 부자가 사는 법

부모의 상속·증여로 돈 모았단 부자 5년 새 두 배 늘고 자녀에게 상속·증여할 생각 있는 부자는 열에 여섯
등록 2016-07-14 06:36 수정 2020-05-02 19:28

물려받은 부자가 부동산 부자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7월6일 낸 ‘2016 한국 부자 보고서’를 보면, 한국 부자들이 자산을 축적한 방법이 변화하고 있다. 이전엔 부동산 투자로 많은 돈을 모았다면, 이제는 부모로부터 증여 또는 상속받아 현재의 부를 쌓은 사람이 더 많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2년 전,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300년에 걸친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21세기에는 자본의 힘이 더 강해지고, 자본이 자본을 낳는 이른바 ‘세습 자본주의’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피케티는 자본수익률이 국민소득증가율보다 역사적으로 항상 크다고 주장했다. 쉽게 말해 열심히 일해서 버는 소득보다 자산을 이미 가진 부자들의 소득이 항상 크다는 것이다. 격차가 점점 커지는 소득 불평등 그래프는 ‘기회는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마음을 후벼팠다.
한국 부자들은 어떨까.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보고서를 보면, 10억원 이상 금융자산을 가진 부자는 2015년 기준 21만1천 명으로 2014년(18만2천 명)보다 3만 명 가까이 증가했다. 저성장 시대에도 현금을 쥔 부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안용신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팀장은 “불확실성 시대에 부자들이 부동산보다는 (현금화가 쉬운) 금융자산으로 옮겨간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이 가진 금융자산은 모두 476조원으로 추정됐다. 전체 인구 가운데 0.41%에 해당하는 부자들이 가계 총금융자산의 15.3%를 보유한 셈이다. 이 부자들이 어떻게 돈을 모았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래픽 뉴스로 소개한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올해 3~4월 시장조사기관을 통해 부자 400명을 조사했다.

① 한국 부자의 자산 축적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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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이 2016년 기준 자산을 모은 가장 주된(1순위) 방법은 ‘사업체를 운영했다’(38.75%)였다. ‘부모로부터 상속·증여받았다’(26.25%), ‘부동산에 투자했다’(21%)가 뒤를 이었다. 2011년과 비교하면, 당시에는 자산을 모은 1순위가 ‘부동산 투자’였지만, 이번에는 3순위로 떨어졌다. 대신 ‘상속·증여’를 통해 돈을 모았다고 답한 부자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연구소가 조사를 시작한 이래, 상속·증여가 부동산 투자를 앞지른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② 총자산 규모별 부자들의 자산 축적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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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많은 부자일수록 부모에게서 증여·상속을 받아 자산을 불린 경우가 많았다. 30억원 미만 부자의 경우 ‘부모에게서 증여·상속받은 게 많다’는 이는 14.9%에 불과했지만, 100억원 이상 부자는 40%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영향이 크다’고 했다. 부모의 재산 정도가 자식 세대의 재산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자산이 많을수록 자녀 세대로의 부 이전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③ 자녀는 나만큼 잘살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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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자신만큼 잘살 수 있을지 걱정하는 부자도 많았다. 응답자 가운데 절반 넘는 부자(58.25%)가 ‘자녀가 자신만큼 잘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잘살 것’이라고 답한 이는 11.75%였다. ‘자녀 세대가 자수성가하기 힘들어졌을까’ 묻는 질문에도 73%가 ‘그렇다’(매우 그렇다(20%) 포함)라고 응답했다.

④ 한국 부자의 상속·증여에 대한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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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말한 부자는 1.7%에 불과했다.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응답(42.5%)이 가장 많았지만, 대부분은 ‘증여 또는 상속으로 자녀 또는 배우자에게 물려주겠다’고 했다. 지난해 보고서에서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한 부자는 1%였다. 상속·증여 방법으로는 부동산 또는 현금·주식이 많았다.

⑤ 투자용 주택에 대한 전세·월세 활용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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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부자들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드러났다. 투자용 주택을 가진 부자의 경우 ‘전세 임대자를 월세로 전환하겠다’는 의향이 상당히 많이 늘었다. 지난해 76.8%에서 올해 89.8%로 10%포인트 넘게 증가했다. 저금리로 인해, 목돈을 받는 전세보다 다달이 임대료 받는 것을 선호하는 현상이 커지고 있었다. 아파트 전세를 찾기 더 어려워질 것임을 전망할 수 있었다.

단위: %, 자료: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2016 한국 부자 보고서’,
*부자 기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개인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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