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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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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4와 갤럭시S, 승자는 누구?



레티나 디스플레이 탑재한 아이폰이 기능 앞서고
갤럭시S는 AS·배터리 교체 등 국내 사용자에게 편리해
등록 2010-06-18 14:44 수정 2020-05-03 04:26
스티브 잡스가 디자인이 바뀐 아이폰4를 지난 6월8일(한국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명하고 있다(왼쪽·REUTERS/ ROBERT GALRAITH). 같은 날 삼성전자가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갤럭시S를 선보이고 있다(오른쪽·한겨레 김태형 기자). 국내 시장에서 KT와 SK텔레콤을 통해 출시되는 두 휴대전화는 그 기능만큼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스티브 잡스가 디자인이 바뀐 아이폰4를 지난 6월8일(한국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명하고 있다(왼쪽·REUTERS/ ROBERT GALRAITH). 같은 날 삼성전자가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갤럭시S를 선보이고 있다(오른쪽·한겨레 김태형 기자). 국내 시장에서 KT와 SK텔레콤을 통해 출시되는 두 휴대전화는 그 기능만큼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6월8일 새벽 2시(한국시각)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애플의 세계개발자회의(WWDC·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에서 신제품 ‘아이폰4’의 출시를 발표했다. 그로부터 8시간 뒤인 오전 10시에는 삼성전자가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새로운 스마트폰 ‘갤럭시S’ 국내 출시 행사를 열었다. 공교롭게도 최신 성능을 탑재한 두 가지의 휴대전화가 같은 날 선보인 것이다. 자신만만한 두 회사 제품의 승부를 예견해봤다.

1. 가격- 무승부

스티브 잡스는 이날 프레젠테이션에서 아이폰4 가격이 16GB가 199달러, 32GB가 299달러라고 밝혔다. 또 기존 아이폰3Gs 가격은 199달러에서 99달러로 낮춘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가격은 국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그동안 아이폰3Gs의 국내 출고가는 81만4천원이었다. 단말기 보조금과 요금 할인 등을 합쳐 26만4천원(2년 약정·월 4만5천원 요금 기준)에 팔렸다. 이 가격이 오는 7월에 국내에 출시되는 아이폰4에 적용된다. 아이폰4가 26만4천원에 팔릴 예정이고, 아이폰3Gs 값은 6월8일부터 절반 값인 13만2천원으로 떨어졌다. KT 관계자는 “이번 아이폰4의 혁명은 가격”이라고 말했다. 새 기능과 디자인으로 탈바꿈했는데도, 값은 기존 것과 같아 가격 경쟁력이 훨씬 올라갔다는 것이다.

반면 갤럭시S는 출고가가 확정되지 않았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문 사장은 “국내 판매가격은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며 “현재 (SK텔레콤과) 긴밀히 협의 중이며 출시될 무렵에 가장 합리적이고 가치에 걸맞은 가격으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5월 싱가포르에서 출시된 제품 가격을 보면 774달러, 약 97만원이다. 출고가 기준으로 아이폰에 비해 10만원가량 비싸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부담하는 단말기 보조금과 SK텔레콤이 부담하는 보조금까지 고려하면 소비자가는 아이폰과 거의 비슷한 20만원대 후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가격 경쟁력 면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셈이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 아이폰과 갤럭시S는 고민이 있다. 아이폰은 국내에 출시된 지 6개월 만에 새 모델이 나왔다. 휴대전화 사용 기간이 평균 2년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아이폰 사용자들이 새 휴대전화를 구입할 시점은 아직 멀었다. 이석채 KT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아이폰 등 스마트폰이 조금 더 빨리 들어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갤럭시S의 입장에서는 ‘형’이나 ‘누나’를 생각해야 한다. 갤럭시A, 옴니아2 등 기존 스마트폰은 물론 피처폰(스마트폰이 아닌 일반 휴대전화)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갤럭시S의 소비자가를 20만원대로 정할 경우 다른 휴대전화의 가격 경쟁력을 해칠 수 있다.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아이폰만을 생각한다면 가격을 낮춰야 하지만 다른 제품과의 형평성을 고려한다면 가격을 마냥 낮출 수도 없는 형편일 것”이라고 말했다.

2. 기능- 애플 우위
갤럭시S와 아이폰4의 사양

갤럭시S와 아이폰4의 사양

삼성전자 신종균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갤럭시S는 슈퍼 아몰레드, 슈퍼 디자인, 슈퍼 앱을 갖춘 트리플 슈퍼 스마트폰”이라고 자랑했다. 또 “삼성 휴대전화 20년 역사의 역량이 녹아 있는 제품으로, 전세계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스마트폰의 표준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사장의 설명대로 갤럭시S는 놀라운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미 외국 시장에서 인정을 받아 선주문만 100만 대에 이를 정도다. 구체적으로는 안드로이드 2.1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현재 최고 수준인 4.0인치 크기의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해상도 800X480)를 갖추고 있다. 또 두께 9.9㎜, 무게 121g에 초고속 1GHz CPU를 갖췄다. 여기에 약점으로 지적되던 애플리케이션도 많이 보강됐다. 출시될 때부터 교보문고의 전자책을 볼 수 있는 ‘교보 eBook’, 실제 거리 모습을 볼 수 있는 ‘다음 지도’ 등이 실려 있다. 여기에 5만 개의 애플리케이션이 있는 ‘안드로이드 마켓’은 물론 ‘삼성앱스’ ‘T스토어’ 등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많은 애플리케이션도 애플의 22만여 개에는 못 미친다. 더욱이 아이폰4는 과거에 비해 기능이 강조됐다. 그동안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사용자 환경, 디자인 등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던 것에서 기능 강화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아이폰4는 2007년 출시된 이래 처음으로 차림새를 달리했다. 흰색과 검정색 2가지 모델로, 평평한 차림새가 대체적으로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잇다. 또 3.5인치 크기의 레티나 디스플레이(해상도 960X640)와 두께 9.3㎜, 발광다이오드(LED) 플래시 등은 갤럭시S를 능가한다. 여기에 1GHz CPU와 배터리 성능 40% 향상(음성통화 기준) 등은 갤럭시S에 버금간다. 특히 3개의 회전축을 감지해 다양한 방향에서 움직임을 정밀하게 계측할 수 있는 ‘자이로스코프’ 기능은 닌텐도의 게임기 위(Wii)에 도입된 것으로, 앞으로 모바일 게임 기능이 강화될 것을 예고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그동안의 기술을 이용해 최고의 기능을 갖춘 휴대전화를 출시했지만, 애플의 아이폰4도 그새 더 나아갔다는 평가다.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를 내놓고 애플의 상승세를 뒤쫓고 있지만, 애플이 아이폰4를 내놓으면서 다시 한번 상승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3. 현지화- 삼성전자 우위

아이폰4는 6월24일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 일본 등에서 먼저 출시된 뒤 한국을 비롯해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홍콩 등 18개국에서 7월에 출시된다. 국내에서 아이폰이 미국보다 2년 늦게 출시된 것을 감안하면 간극이 훨씬 줄어든 셈이다.

그럼에도 아이폰은 여전히 국내 소비자의 사용 습관과 거리가 있다. 대표적으로는 배터리를 교환할 수 없는 폐쇄형이란 점이 꼽힌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전화 통화 때 수신자도 요금을 부담하기 때문에 전화기를 꺼놓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통화량이 많지 않아 배터리 소모가 적지만 국내는 반대다. 배터리 소모가 많은데도 여벌의 배터리를 갖출 수 없는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한다.

여기에 고질적인 AS 문제도 안고 있다. AS센터가 적은데다 고장 부위를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중고폰으로 교환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고장 부위와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29만4천원을 지불해야 한다. KT 관계자는 “AS와 관련해 소비자 불만이 많이 접수된다”며 “국내 소비자의 기대에 맞추기는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갤럭시S는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오랜 기간 축적한 노하우를 자랑한다. 배터리를 착탈식으로 교환할 수 있고, AS 역시 훌륭하다. 또 아이폰과 비교할 때마다 항상 삼성전자가 자랑하는 지상파 DMB를 여전히 탑재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도 개수에서는 뒤지지만 ‘교보 eBook’ 등 국내용으로는 아이폰을 능가한다.

삼성전자 신종균 사장은 아이폰4와 비교해 “갤럭시S는 어느 지역에서나 타사 스마트폰과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니고 있는 제품”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반면 아이폰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통하는 KT는 현지화의 단점에도 아이폰4가 우위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장(사장)은 “아이폰4와 갤럭시S의 대결은 한 달 안에 승부가 날 것”이라며 “고객은 무엇이 더 좋은지 안다”고 아이폰의 우위를 자신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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