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40돌 맞은 포스코 박태준 명예회장…“진취적이지 않은 요즘 기업들, 삼성은 재무제표를 엉망으로 해”
▣ 글·사진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진취적인 기업가를 찾기 힘들다.”
박태준(81) 포스코 명예회장은 주먹을 움켜쥐며 말했다. 3월27일 오후 서울파이낸스센터의 집무실에서다. 3월21, 26일 두 차례 집무실을 찾아가 요청한 끝에 인터뷰는 성사됐다.
미친 듯 일한 대가로 갈비뼈를 잃다
포스코는 4월1일 창립 40돌을 맞는다. 40년이 훌쩍 지났지만 박 회장에겐 진취적인 기업가 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요즘 기업들이 과감하게 투자를 안 하고 있다. 기술개발에 열중 안 하고 기업을 관리하는 수준이다. 진취적인 면이 보이지 않는다.”

그에게 ‘포스코 정신’은 무엇일까? 두 가지를 꼽았다. “먼저 남들보다 열심히 일해 공기를 단축하고 이를 통해 이익을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가 미국·일본 같은 선진국보다 늦게 제철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세계적인 신뢰를 갖게 된 힘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박 회장은 또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들었다. 그는 “지난해 포스코는 새로운 파이넥스 설비를 준공했다. 비교적 우수한 기술이다. 하지만 기술개발이 완전하다고는 보이지 않는다”라며 여운을 남겼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박 회장은 이명박 후보를 만났다. 이 후보가 철강산업과 제조업의 발전 방향에 대해 물어봤다는 얘기가 나돌았으나, 박 회장은 그때의 만남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후배 경영진들에 대해 “15년 전 포스코에서 나올 때 철광석과 유연탄을 확보하기 위해 광산을 사라고 했다. 하지만 후배 경영인들은 내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박 회장은 지금 갈비뼈가 하나 없다고 한다. 2001년 심장과 허파 사이에 생긴 물혹을 제거하기 위해 갈비뼈를 떼어내야 했다고 말했다. “물혹에는 모래가 한 움큼 들어가 있더라. 포철 만들 때 아침 7시부터 일했다. 3~4시간밖에 안 자면서 미친 듯 일했는데, 그때 모래바람을 많이 먹어서 그렇다”라며 허허 웃었다.
정주영 일가와의 인연도 소개했다. 박 회장은 “1971년 정주영 회장이 찾아와 포항제철에서 후판을 만드는 것을 꼼꼼히 보고 난 뒤 울산에 조선소를 지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언젠가 정몽구 회장이 현대제철을 두고 ‘두고 보세요. 포철보다 더 좋은 제철소가 나옵니다’라고 자랑했다. 그래서 내가 ‘그때는 맨땅에서 제철소 만들었는데, 지금보다 더 나아져야죠’라고 말해줬다”고도 했다.
정주영 회장이 찾아와 배워갔다
박 회장은 와의 만남도 떠올렸다. 1987년 6월 항쟁 뒤 가 국민주 모금을 하고 있을 때 그는 “그런 신문도 필요하겠지“라고 생각해 자회사와 협력회사 등에서 5억원을 모집해 전달했다.
인터뷰를 마칠 때쯤, 박 회장은 “요즘 삼성을 보니 안타깝다. 사람들이 재무제표를 엉망으로 해서 회사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이 이건희 회장인지, 구조본 간부인지, 또는 실무자인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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