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경제]
<font color="darkblue">금리 인상으로 올해 하반기에는 가격 상승세 꺾일 듯</font>
▣ 최배근/ 건국대 민족통일연구소 소장
미국 경기가 늦어도 하반기에는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택 가격의 거품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NAR)에 따르면 미국 가구의 주택 가격 중간값이 올해 5월에는 18만3600달러까지 올랐는데,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10.3%나 상승한 것이다. 지난 몇년간의 미국 주택 가격의 유례없는 상승의 가장 큰 원인으론 초저금리가 지적되곤 한다. 이론적으로 저금리는 주택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을 상쇄해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역으로 금리 상승은 주택 가격 상승의 부담을 그대로 전가할 것이다. 그러나 금리가 올라도 고용이 개선되고 소득이 증대하면 주택 가격 상승은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소득과 자산 증대의 효과가 상승하는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의 부정적 효과를 상쇄하기 때문이다.
각종 경제지표 악화돼
그런데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 주택 가격의 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 경제가 주택 가격 거품의 주요인으로 지적되는 비정상적인 초저금리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으로 올해 하반기까지 모기지론 금리가 7% 가까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경기는 하반기 이후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물론 지난 6월30일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0.25% 인상한 이후 일반의 예상과 달리 모기지론 금리는 오히려 내렸다. 하지만 이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미리 상승했던 모기지론 금리가 향후 금리가 점진적으로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 결과다. 실제 미국의 주택 구입자들은 금리가 인상되기 전에 저금리의 기회를 활용하려고, 지난 6월30일 연준의 금리 인상 전주에 모기지론 신청을 크게 늘렸다. 이로 인해 일시적으로 모기기론 금리가 급상승했던 것이 최근 하락한 것이다.
그러나 모기지론 금리가 더 이상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없다. 이는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전망과 관련된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1%를 기록했던 2003년 2분기부터 회복되기 시작하여 8.2%를 기록한 지난해 3분기에 절정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4분기에 4.1%, 그리고 올해 1분기에 3.9%로 둔화되고 있다. 그 결과 당초 올해 4.5%로 예상했던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최근 3.5%로 하향 조정했고, 내년의 경제성장률은 더욱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00년 물가 기준으로 2만7446달러를 기록한 지난 5월의 미국인 1인당 실질 가처분소득은 2만7459달러를 기록한 전달에 비해 13달러가 하락한 반면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소비지출이 둔화되는 등 경제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한 예로 미국의 6월 자동차 매출은 전달보다 무려 13%나 급감했다. 최근 집계된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취업자 수는 11만2천명으로, 이는 전문가들이 당초 예상한 25만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모기지론 금리가 크게 오르지 않더라도 경기 부진이 심화될 경우 그동안 상승한 주택 가격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자산 디플레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모기지론 금리 하락 가능성 없어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떤가. 저금리 기조의 유지와 아파트담보 대출의 비율을 크게 높여 부채소득으로 뒷받침된 지난 몇년간 한국의 주택 가격 폭등은 7년간 국민소득이 변화가 없다는 점, 그리고 은행 주택담보 대출의 78%가 만기 3년 이하의 단기 대출이고, 주택담보 대출의 대부분이 대출기간 중에는 이자만 갚고 만기에 원금을 한꺼번에 갚는 일시상환 방식이란 점에서 자산 디플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부동산 거품은 ‘요주의 상태’인 반면, 한국의 부동산은 이미 거품 상태에 있다는 미국 투자회사 모건스탠리의 최근 지적은 분명 일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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