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개발 예정지가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묶이면 외지인의 땅 거래는 사실상 어려워진다. 하지만 땅 투기꾼들은 온갖 편법 거래 수법을 동원해 토지거래 허가를 피하고 있다.
위장 전입은 가장 고전적인 수법이다. 땅을 사려는 지역에 내려가 방 하나를 월세로 얻은 뒤 문 걸어잠근 채 실제로 사는 것처럼 위장하는데, 가족사진을 걸어두고 가재도구 등 세간살이까지 버젓이 갖추고 있어서 위장 전입을 가려내기 힘들다. 행정관청에서 조사를 나가 “자식들은 왜 여기 살지 않느냐”고 물으면 “나 혼자 전원 생활하고 있다”면서 거주 이전의 자유 운운하기 일쑤다. “그럼 당신이라도 실제로 살고 있느냐”고 물으면 전기세, 수도세 고지서를 들이밀면서 “이것이 증명해주지 않느냐”고 오히려 버럭 화를 내기도 한다. 사람도 없는 집에 전기며 수도를 하루 종일 틀어놓아 실제로 사는 것처럼 위장하는 것이다.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하지 않고 동네 유지나 이장을 통해 거래하는 사례도 있다. 동네 사람들과 입을 맞춰놓으면 나중에 위장 전입 단속이 나올 경우 피해나갈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쪼개팔기’도 성행한다. 대규모 토지를 토지거래 허가면적 기준(도시지역 주거지는 120㎡, 비도시지역 농지는 500㎡)보다 더 낮게 필지를 잘게 쪼개서 팔면 토지거래 허가구역 안에서도 허가받지 않고 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토지거래 허가지역으로 지정되기 전에 매매한 것처럼 ‘소급 계약서’를 작성한 뒤 명의 이전 소송을 통해 소유권을 넘겨받는 수법도 동원된다. 명의 이전 소송의 경우 매도자가 법원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면 매수자가 자동 승소하게 된다.
법원 경매를 통해 토지 거래를 성사시키는 방식은 가장 지능화한 신종 수법이다. 토지를 사려는 ㄱ씨가 토지를 팔려는 ㄴ씨의 땅에 땅값에 해당하는 돈이나 계약금을 빌려주고, 대신 ㄴ씨는 자신이 보유한 토지에 ‘가등기 설정’ 등 담보를 제공한 뒤 빌린 돈을 변제하지 않는 방법인데, 그러면 ㄱ씨가 나중에 ㄴ씨의 부동산을 잡아놓거나 이를 압류한 뒤 경매에 붙여 낙찰받는다. 이때 시세의 2∼3배 정도 근저당 가압류를 설정해 다른 사람은 사실상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게 한다.
요즘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가장 성행하는 건 ‘증여’를 위장한 매매다. 땅을 무상 증여하면 정상적으로 매도할 때 내는 양도세보다 증여세가 좀 더 많지만 증여할 때는 규모에 관계없이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점을 악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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