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리케이는 딴지를 걸지/ 그러니까 너를 찾는 곳은 딴지뿐 ×××” “평론가 모임 a.k.a. ××× 동호회 rhythmer/ 페미니스트의 왕언니 강일권/ 남의 이름 팔아 관심받는 것은 너나 나나 똑같지” “××× 같은 개소리 씨부린 bluc도, you bitch ass/ 그래 사람이 해선 안 되지/ 내가 뱉는 건 사람이라면 못해, 그러니 내가 god대웅”
하나의 곡으로 힙합 커뮤니티가 들썩였다. 블랙넛(사진)이 발표한 (Part 2)의 가사 때문이었다. 블랙넛은 이 노래에서 동료 래퍼인 제리케이를 ‘퇴리케이’라 디스하고, 흑인 음악 웹진 의 강일권 편집장과 음악평론가 박준우(bluc)를 일차원적으로 비난했다. ‘×××’로 표기된 가사는 각종 욕설과 비속어다.
문제의 발단은 블랙넛이 1월에 발표한 (Indigo Child)였다. 블랙넛은 노래에서 “없는데 있는 척/ 김치녀 젖보다” “감추지 마 니 진심/ 치매 걸린 노인 똥구녕처럼 drop your shit easy” “니가 진짜 걱정하는 건 추락하는 니 위치지/ 아니잖아 세월호의 진실이” 같은 가사를 쓰며 여성과 약자에 대한 혐오를 드러냈다.
그의 혐오 정서는 이전부터 많은 논란을 일으켜왔지만 로 완전히 터져버린 셈이다. 제리케이는 지속적으로 블랙넛을 비판해왔고, 음악평론가인 강일권과 박준우도 힙합의 왜곡을 우려하며 “사람이 해서는 안 되는 게 있다”는 논지로 글과 말을 보탰다. 는 이에 대한 블랙넛의 대응이었다.
블랙넛의 기본 취지는 단순하다. ‘우리 모두 똑같은 찌질이인데 넌 왜 아닌 척하느냐, 난 찌질이인 걸 밝혔으니 내가 진짜’ ‘너희는 속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못하지만 난 그대로 다 표현하니 내가 진짜 리얼 힙합’, 이 정도 수준이다. 단순한 만큼 사고의 수준도 짧다. “국힙 커뮤니티 사이트들은 다 날 미워해/ 내가 하는 게 누구보다 real 힙합인데, 왜?”라고 랩을 하는 게 지금 딱 블랙넛의 사고 수준이다.
의 말미에는 블랙넛의 소속사 저스트뮤직의 이혁진 PD가 등장해 “이렇게 할 수 있는 ×끼 없잖아? 우리나라에 있어? 넌 천재야 대웅아. 그냥 의심하지 마”라고 말한다. 래퍼건 프로듀서건 ‘안’ 하는 것과 ‘못’ 하는 것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한다. 블랙넛은 자신의 할머니도 치매에 걸렸었다며 “치매 걸린 노인 똥구녕처럼”이란 표현을 변호한다. 이 논리적 빈약함에 앞서 누군가가 “너희는 왜 치매 같은 고상한 표현을 쓰냐? 노망났다고 해야 리얼 힙합이지”라는 말을 한다면 이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이들이 말하는 ‘리얼 힙합’의 수준은 이처럼 우습고 딱할 수밖에 없다.
이 모든 걸 ‘표현의 자유’ 정도로 잠시 제쳐둔다 해도 이 노래가 실망스럽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블랙넛은 김콤비(김좆키) 시절부터 까지 논란을 먹으면서 커왔다. 그 사이에서 음악적 성장은 거의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랩을 빽빽하게 채워넣는 단순한 플로에서 변화라곤 찾을 수 없고, 소재는 동어반복이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건 결국 더 자극적인 가사와 표현뿐이다.
“너네 덕분에 난 곡이 하나 또 나왔네/ 너넨 내게 계속 돈 벌 기회를 주고 있는 거야 누가 또 덤빌래?”란 가사를 쓰고 있는 블랙넛이 원하는 건 음악에 대한 인정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관심이다. 음악적으로 더 이상 기대할 게 없어 보이는 그에게 남은 건 논란으로 벌어들인 몇 푼의 돈과 이른바 ‘급식충’들의 영웅이 된 ‘갓대웅’의 이미지뿐이다.
김학선 음악평론가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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