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센치나 장재인, 버스커버스커의 장범준도 ‘라이브클럽 빵’에서 오디션을 봤고 장기하와 얼굴들, 브로콜리 너마저 같은 스타들도 다 빵에서 공연을 했다. 빵에서 공연하는 음악가들이 참여한 <빵 컴필레이션 4>가 최근 나왔다. 빵 제공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밤 ‘라이브클럽 빵’에서는 새로운 얼굴들이 무대 위에 오른다. 빵에서 공연하고 싶어 하는 신인 음악가들의 오디션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유명해진 십센치나 장재인, 버스커버스커의 장범준도 다 빵에서 오디션을 봤던 음악가들이다. 오디션에 합격한 음악가들은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열리는 공연에 정기적으로 서게 된다. 장기하와 얼굴들, 브로콜리 너마저 같은 전국구 스타들도 다 빵 무대에서 공연을 했다.
1994년 이화여대 후문에서 빵이란 간판을 내건 지 햇수로 22년, 지금의 홍익대 앞 다복길로 옮긴 게 2004년이니 역시 10년이 넘었다.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4팀 정도가 공연하니 그동안 빵 무대에 선 음악가의 수는 짐작하기조차 어렵다. 그저 ‘셀 수 없이 많은’ 정도의 수사가 적당할 것이다.
얼마 전 가 나왔다. 지금 빵에서 공연하는 음악가들이 대부분 참여했다. 총 46곡이 석 장의 CD에 담겼다. 란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그 전에도 세 차례 컴필레이션 앨범을 냈다. 특히 은 젊고 신선하고 다양한 음악이 대거 수록돼 있어서 무척 좋은 반응을 얻었다. 여러 레이블들과 함께 했고 프로듀서 5명이 붙어 앨범을 이끌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2007년에 나왔으니 8년 만에 네 번째 앨범이 나온 셈이다. 8년이란 시간은 그동안 지난했던 빵의 상황을 대변하기도 한다. 빵을 운영하는 김영등 대표는 “빵은 7년 전부터 꾸준히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고 밝혔다. 처럼 더 많은 시간과 자본을 투자하고 여러 명의 프로듀서를 붙일 엄두도 내지 못했다. 음악가들이 각자 녹음해온 음악을 모으고 싣는 작업이었다. 그는 “까지 빵이 성장하고 진보하면서 내놓은 앨범이라고 한다면 는 성장과 진보를 담기보다 지금까지 해왔던 과정을 이어가자는 목적이 크다”는 말을 덧붙였다.
점점 어려워지고 침체되는 상황에서도 이처럼 앨범을 내려는 이유는 무얼까? 김 대표는 “기본적인 미션, 기본적인 일”이라는 말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밴드나 음악가들이 자기 곡을 쓰고 공연을 하고 앨범을 내는 것처럼 라이브클럽도 기본적으로 그런 역할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 시절의 상황을 담아놓은 기록”이라고도 표현했다. ‘기록’이란 낱말처럼 는 많은 상황을 담고 있다. 어려운 빵과 홍대 클럽의 상황이 담겨 있기도 하고, 그럼에도 여전히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고 음악가들의 상황이 담겨 있기도 하다. 이 앨범을 통해 전체는 아니더라도 2015년의 홍대 앞에선 어떤 록 음악과 포크 음악이 불렸는지를 대략은 알 수 있을 것이다.
김영등 대표는 페이스북에 2020년까지만 운영할 수 있으면 좋겠고, 다섯 번째 빵 컴필레이션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적었다. 이것은 곧 그 바람을 이루기 어려울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비슷한 상황의 클럽 ‘바다비’는 결국 문을 닫았고, ‘월세 칠백’에 재계약을 한 클럽도 생겨났다. 지금의 홍대 앞은 당장 올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바다비가 그랬던 것처럼 빵이 사라진다면 또 하나의 클럽이 문을 닫았다고 건조하게 기록될 것이다.
하지만 빵의 역사성을 제쳐두더라도 지금 현재만으로도 빵은 충분히 소중한 공간이다. 새로운 젊은 음악가가 궁금할 때, 지금 젊은 친구들은 어떤 음악을 하는지 궁금할 때 나는 빵을 찾는다. 훗날 “신선하면서 새로운 영향과 영감을 받았던 공간”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는 김 대표의 바람이 지금의 빵을 설명하는 가장 적절한 말이다. 원고를 쓰는 지금 수요일 밤에도 음악의 꿈을 꾸고 있는 새로운 얼굴들이 긴장한 채 빵의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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